정수기 80% 이물질?…유명업체 대부분 검출

소비자원, 2013년 10개업체에 대책 요구 공문보내
해당업체 점유율 80% 추정…이물질 발생원인 다양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국내 정수기시장 80%가량을 차지하는 업체들은 고객들로부터 1번 이상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민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자료가 나왔다.

이는 정수기의 이물질 발생 문제가 특정 제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17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정수기 이물질 혼입 사례조사 관련 해명 자료 제출 요청' 공문에 따르면 공문 상에는 수신사업자가 10곳으로 표기됐다.

사업자는 청호나이스를 비롯해 코웨이, 쿠쿠전자, 동양매직, 콜러노비타, 한국암웨이, 현대위가드, 교원, LG전자, 원봉 등이다.

2013년 5월 사업자에게 발송된 이 공문은 당시 소비자원이 정수기 이물질 혼입 원인 파악과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작성한 서류다. 소비자원은 이 공문과 2011년부터 2013년 4월까지 제품을 사용했다가 이물질이 나왔다는 내용의 고객 사례(총 250건)를 증빙자료로 사업자에게 보냈다.

대부분 고객 사례는 해당 업체에 피해 구제를 냈다가 원하는대로 보상을 받지 못해 소비자원에 민원을 낸 경우였다. 당시 업무를 담당한 소비자원 관계자는 "공문을 보낸 후 사업자들로부터 이물질 발생 원인 및 대책을 회신했다"고 말했다.

10개 사업자가 이 공문을 받았다는 의미는 정수기 시장 80%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들의 제품에서 이물질이 검출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5월 정수기업체 14곳이 제품 무상 점검 및 세척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14곳 가운데 어느 회사의 제품에서 이물질 검출 사례가 있었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14개 업체의 정수기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으로 추산됐다. 14개 업체에는 2013년 소비자원이 공문을 보낸 사업자 이외 앨트웰, 제이앤지, 제일아쿠아, 한경희생활과학, 한일월드 등 5곳이 추가됐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다고 알려졌다.

올해 코웨이의 일부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로 인해 정수기의 위해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수기 전 제품에서 이물질 검출 가능성이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이물질은 제품 구조뿐만 아니라 관리소홀, 사용환경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원이 2014년 정수기 민원 808건을 분석한 결과 이물질 발생 사례가 72.6%로 가장 높았다. 사용연수 파악이 가능한 148건 중에서 설치 후 3년 이상 사용한 정수기가 72.3%에 달했다. 평균 렌털 계약기간 종료 시점인 3년 후부터 이물질 문제가 두드러진다는 것.

소비자원이 파악한 이물질 발생 원인을 보면 정수된 물에 잔존하는 미네랄 성분이 흰색 이물질이 될 수 있고 외부에 노출된 급수관 콕(Cock)에서도 암갈색 이물질이 발견될 수 있다.

또 일명 '콧물' 이라고 알려진 겔(gel) 모양의 이물질은 공기 중 여러 입자가 뭉칠 때 발생한다. 이 물질은 '바이오 필름(bio films)'이라는 별도 용어로 불릴 만큼 업계에서 널리 알려졌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정수기 내부가 세척되지 않으면 물때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정수기에서 이물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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