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탄산주 출시, 유행 민감한 2030·여성층 넘어서 대세될까?
전 제조업체 공략 대상…시장 안착보다 경쟁사 견제 목적
일반소주 회귀 가능성↑…"지속 가능성 의문에도 어쩔수 없어"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국내 주류업체들이 잇따라 탄산주 신제품을 선보이는 가운데 시장 안착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탄산주의 주 공략 대상이 20~30대 젊은층과 여성이라는 좁은 범위로 한정돼 있기 때문인데 통상적으로 이들의 소비추세는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제2의 과일소주 열풍처럼 '반짝'에 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도 각 업체들마다 탄산주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은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업계, 과일맛 탄산주 마케팅 총력…신제품 경쟁 가열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순하리 시리즈의 첫번째 탄산주 '순하리 소다톡 사과'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화이트와인에 사과 과즙과 탄산을 첨가한 제품이며 저도주 트렌드를 반영해 알코올 도수 3도로 제조됐다.
롯데주류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해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롯데주류는 선제적으로 과일소주인 순하리 시리즈를 출시해 열풍을 주도했다. 과일소주의 인기가 시들해진 올해는 탄산주 열풍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주류업계의 탄산주 열풍은 지난해 9월 보해양조가 '부라더 소다'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일반 소주로 서울 및 수도권 공략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보해양조는 탄산주 인기에 힘입어 수도권 지역 편의점과 대형마트, 소매점 등에 공격적으로 입점을 시도했다.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확산되자 경쟁업체들도 잇따라 탄산주를 출시했다. 무학과 롯데주류, 디아지오코리아 등이 각각 과일맛 탄산주인 '트로피칼톡소다', '설중매 매실소다', '스미노프아이스' 등을 내놨다.
탄산주 열풍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넓은 유통망을 보유한 하이트진로가 '이슬톡톡'을 출시하면서 업계의 경쟁은 본격화됐다.
경쟁업체에서 꾸준히 신제품이 출시되자 위기감을 느낀 보해양조는 딸기맛 부라더 소다와 캔 용기에 담은 신제품을 출시해 인기를 이어가고자 했다.
탄산주 제조사 관계자는 "각 업체들마다 탄산주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분명 시장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업체가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젊은층 '한계' 명확한데 신제품 출시하는 까닭은?
각 주류 제조업체마다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탄산주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정작 주류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장 안착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현재 탄산주를 출시하고 있는 국내 주류 제조사들은 모두 20~30대 젊은 여성층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업체들은 20~30대 여성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고도수 제품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에 착안해 알코올 도수를 대폭 낮춰 마케팅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이슬톡톡과 롯데주류의 순하리 소다톡 사과, 보해양조의 부라더 소다는 알코올 도수 3도로 제조되고 있으며 무학의 트로피칼이 톡소다는 5도다.
도수가 낮은만큼 부담이 적어 젊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단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 공략 대상의 알코올 소비량이 많지 않고 소비층도 제한적이어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탄산주 제조사 관계자는 "일부 연령층에서만 집중적으로 찾는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얼마나 인기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일단 경쟁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제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탄산주 출시 목적 자체가 판매보다는 견제에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또 단기간 내에 일반소주로 회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품귀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과일소주 판매량은 현재 3%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마트에 따르면 과일소주는 지난해 3월 제품이 첫 출시된 직후 전체 소주 매출 가운데 0.1%의 비중을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비중이 늘어나면서 7월 12.9%로 정점을 기록했고 내리막을 걸었다. 올해 3월 기준 전체 소주 매출 대비 과일소주 비중은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다른 탄산주 제조사 관계자는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들의 소비성향은 주류시장에서도 나타난다"며 "인기가 오래지속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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