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에 등골휘는 부모…학습지회사, 연말정산 문의 쇄도

'빨간펜·구몬학습'교원, 작년 1월 2100건 문의…올해도 비슷한 수준될 듯
학습지 대금, 연말정산 공제 안돼…'사교육비 부담 탓이 낳은 현상' 분석도

빨간펜과 구몬학습 브랜드로 유명한 교원의 경우 지난해 1월 연말정산 관련 문의가 2100건 이상을 기록했다. ⓒ News1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학습지회사가 올해도 빗발치는 연말정산 관련 고객 문의로 분주하다.

학습지 대금이 공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매년 문의 쇄도가 반복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만큼 사교육비가 부담되는 가정이 늘고 있는 세태를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학습지회사 콜센터에는 고객들의 연말정산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빨간펜과 구몬학습 브랜드로 유명한 교원의 경우 지난해 1월 연말정산 관련 문의가 2100건을 넘겼다. 올해 1월에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웅진씽크빅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콜센터 문의 가운데 상당수가 연말정산에 관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학습지 연말정산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온라인 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 대형포털사이트의 검색어란에 '웅진씽크빅'을 입력하면 본업과 상관없는 연말정산이 첫 번째 연관검색어로 따라붙을 정도다. 구몬학습도 마찬가지다. 이 포털사이트에는 학습지의 연말정산 여부를 묻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원 콜센터로 질의된 문의는 크게 3가지다. 연말정산 시 학습지 회비가 교육비로 공제되는 여부, 학습지 회비를 계좌이체한 후 처리한 현금영수증이 제대로 처리됐는지 확인가능 여부, 현금영수증 증빙 서류 발급 요청이다.

현행법상 학습지 대금은 공제되지 않는다. 국세청에 따르면 공제가능 교육기관은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및 특별법에 따른 학교이다. 고졸 이하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형태의 평생교육시설, 전공대학, 원격대학 및 전공대학도 공제가 가능한 곳이다.

특히 학습지 수업을 받는 연령대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공제교육기관이라는 점으로 인해 일부 학습지 고객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상 초등학교 취학 전 아동(입학연도 1~2월 포함)을 위해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은 공제기관이고 학원의 설립 운영 법률에 따른 학원이나 체육시설에 지급한 교육비도 공제 대상이다.

이같은 상황은 연말정산에 대해 자세하기 알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낳은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사교육비 부담이 우려된다는 지적은 줄곧 제기돼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2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3000명을 대상으로 사교육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62.7%가 "가계에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이들은 자녀 1인당 사교육비로 한 달 평균 37만원을 지출했다. 74%는 월 가계소득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초과했다.

조사에서 41%는 자녀가 초당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사교육을 시작했다. 사교육 유형으로는 학원이 51%로 가장 많았고 학습지가 2위를 기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년 연말정산 관련 문의 쇄도가 반복되고 있지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누리과정 편성 논란으로 보육대란까지 발생하면 일부 학부모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학습지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나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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