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노란색 번호판 아니네"…택배업계, 적용법 제각각에 혼란

택배회사 '운수사업법' vs 특송회사 '항공법' vs 우체국 '우편법'
택배회사 증차 정부 손에…특송회사·우체국 증차 자유롭게 결정

14일 저녁 부산 강서구 대저동 우편집중국에서 직원들이 물량이 늘어난 소포와 택배를 분류작업에 힘 쓰고 있다.2015.9.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택배업계에 적용되는 법이 제각각인 상황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동일한 일을 하면서도 택배회사는 정부의 증차 허가에 목을 매고 특송회사와 우체국(택배)은 자유롭게 차량을 늘릴 수 있는 식이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쿠팡의 로켓배송 논란과 같은 사업자 간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운송사업자에게 적용되는 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의 택배회사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법을 따라야 한다. DHL, 페덱스와 같은 특송회사는 항공법을, 우체국은 우편법을 적용받는다.

법이 다르다보니 사업자들이 받는 혜택은 큰 차이가 난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쪽이 택배회사다보니 이들은 타 권역업체의 택배시장 진출에 날을 세워왔다. 농협도 택배시장 진출을 꾀하다가 운수사업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특혜 논란에 부딪혔다.

택배회사는 운수사업법에 따라 증차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유상운송차량을 뜻하는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을 단 차량으로만 일을 할 수 있는데 국토교통부가 번호판 수량을 관리한다.

택배회사는 국토부가 번호판을 제한적으로 공급한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개인택시 번호판'을 거래하는 것처럼 시중에 풀린 번호판을 살 수 있지만 가격은 1500만~2000만원에 달한다. 그나마 이 가격에 웃돈을 보태도 번호판을 구할 수 없다는 게 택배회사들의 하소연이다.

반면 특송회사와 우체국은 영업용 번호판을 달지 않아도 된다. 얼마든지 증차가 가능하고 택배회사처럼 번호판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DHL 관계자는 "우리의 사업 모델은 한국사업이 아니라 해외에서 보낸 물품을 한국에 배송하는 해외사업"이라며 "국토부로부터 (영업용 번호판을 달지 않는 상황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말했다.

택배회사의 더 큰 우려는 증차의 어려움으로 날로 팽창하는 택배시장에 대응하지 못하고 도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택배시장 물량은 16억 상자로 2013년 대비 약 8%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온라인 마켓과 모바일 쇼핑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택배시장이 전년 보다 약 10% 커질 것으로 예상 중이다.

최근에는 쿠팡의 로켓배송 논란으로 사업자 간 갈등이 극에 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로켓배송 논란은 쿠팡의 9800원 이상 상품 로켓배송을 유상운송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업계는 로켓배송을 유상운송으로 보고 비영업용 차량 배송에 대해 법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쿠팡은 로켓배송에 대해 유상운송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운수사업법 안에서 이 논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기관마다 해석이 분분하다. 검찰은 쿠팡의 손을 들어줬다. 6월과 지난 7일 잇따라 로켓배송 고발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로켓배송의 불법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법제처는 판단을 유보한 채 고심하고 있다. 급기야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쿠팡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

업계는 사업자 간 갈등을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택배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별도 법 신설없이 현재의 운수사업법으로 택배사업을 관리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의 로켓배송을 반대하고 특송회사의 특혜를 문제제기하는 것을 '밥그릇 싸움'으로만 보는 시선이 아쉽다"며 "사업자 간 불평등이 없도록 법이 균형 있게 적용돼야한다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ggm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