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대리점 '갈등', 유한양행 나서나

유한킴벌리, 유한양행-킴벌리클라크 합작사…2012년 경영권 싸움
유한양행, 사태 개입 명분… 대리점주 "현재 주주 영업압박 심해"

2015.06.09/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유한양행은 유한킴벌리의 주주회사로서 이번 사태에 개입할 명분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킴벌리클라크와 경영권을 두고 대립을 벌인 전례가 있다는 점도 유한양행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12일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한킴벌리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대리점협의회는 유한킴벌리가 실질적인 수익원인 판매목표에 따라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악용해 수익악화를 조장했다고 공정위에 제소했다. 본사의 오프라인 대리점과 온라인 대리점에 대한 차별대우도 대리점으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유한킴벌리는 1970년 3월 미국 법인인 킴벌리클락크와 유한양행이 공동출자했다. 지분은 헝가리법인인 킴벌리클락크 트레이딩 유한회사와 유한양행이 각각 70%, 30%씩 보유 중이다.

유한킴벌리는 최상위 지배회사를 킴벌리클라크, 지배회사를 킴벌리클라크 트레이딩 유한회사, 지분법투자 주주회사를 유한양행으로 구분하고 있다.

때문에 유한킴벌리는 유한양행의 계열사가 아니다. 유한킴벌리를 '가족회사'로 명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분 30%만큼의 간접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 유한양행 사업보고서를 보면 유한킴벌리 시 594억원을 출자했는데 출자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밝히고 있다.

유한양행의 입장이 주목되는 이유는 몇 년 전 킴벌리클라크와 첨예한 대립을 벌여서다. 두 기업은 갈등은 회사차원에서 수습되지 않고 법정싸움까지 치닫을 정도로 격화된 전례가 있다.

법원은 2012년 7월 유한양행이 킴벌리클라크를 상대로 낸 유한킴벌리 이사 선임비율 정관변경 금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유한양행은 최규복 대표이사 해임까지 요구했었다.

당시 유한양행은 유한킴벌리가 합작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킴벌리클라크가 이사 선임권을 자신에서 유리하게 변경하려한다고 주장했다. 유한양행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재 이사 선임권은 킴벌리클라크의 변경안대로 '5대 2'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과 유한킴벌리의 당시 앙금이 아직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공정위 조사로 유한킴벌리 영업방식이 잘못됐다고 밝혀진다면 다시 경영권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명분을 얻게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한양행은 유한킴벌리의 대리점 갈등이 일반에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지탄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유한양행은 사회적인 평판을 중시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실시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에서 12년 연속 제약업 1위를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한킴벌리 대리점들 사이에서는 유한양행이 경영주도권을 잃은 시점부터 유한킴벌리의 영업압박이 심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A대리점주 관계자는 "주주인 미국회사(킴벌리클라크)가 매출이 떨어지면 유한킴벌리를 심하게 압박한다고 들었다"며 "미국회사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본사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대리점을 압박하는 정도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주주회사로서 유한킴벌리의 이번 일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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