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 '절반 수수료' 전략 통했다…업계 '움찔'

홈앤쇼핑, 중기에 8%대 수수료 받고 입점기회 제공
중기제품 위한 'T커머스' 개국도 활발…수수료 낮아질 듯

중소기업 제품을 80% 이상 편성하는 홈앤쇼핑의 공식 홈페이지. 중소기업들을 위한 입점절차를 안내한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 News1

(서울=뉴스1) 김효진 기자 = 오는 7월 출범할 공영홈쇼핑이 중소·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 수수료율을 절반으로 낮추자 기존 홈쇼핑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제품과 농수산물을 주로 판매하는 홈앤쇼핑, NS홈쇼핑은 새로운 경쟁자 출현에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홈앤쇼핑은 중기제품에 대해 파격적인 조건으로 입점할 기회를 제공하고 NS홈쇼핑은 공영홈쇼핑과 협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는 15일 홈앤쇼핑 '입점상담회'를 개최하고 홈쇼핑 방송에 적합한 중기상품을 선정할 예정이다. 중기중앙회는 홈앤쇼핑 지분 32.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에 선정된 입점 방송업체는 판매 직접비용으로 8% 수수료만 내면 된다. 홈쇼핑 업체들이 평균 34%의 수수료를 받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홈앤쇼핑의 이같은 행보는 공영홈쇼핑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번째 홈쇼핑인 공영홈쇼핑은 납품업체로부터 받을 수 있는 수수료율을 23%로 제한했다.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산물을 100% 편성한다는 취지를 살린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2월 "NS홈쇼핑과 홈앤쇼핑이 각각 농축수산물, 중기제품 판로 확대라는 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신설됐으나 승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며 공영홈쇼핑 설립 목적을 밝혔다. 당시 미래부는 홈쇼핑 업체들의 과도한 송출수수료 경쟁과 높은 판매수수료 부과란 악순환 구조를 깨뜨리겠다고도 공언했다.

가장 먼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홈앤쇼핑과 NS홈쇼핑이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을 80% 이상 편성하고 있다. NS홈쇼핑은 농수축임산물 관련 상품을 60% 이상 편성하도록 승인조건을 부과받았다. 공영홈쇼핑과 상품군이 대부분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NS홈쇼핑은 도상철 대표이사까지 나서 공영홈쇼핑과 협력할 뜻을 밝혔다. 도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갖고 "NS홈쇼핑이 식품 R&D(연구개발)나 품질개발 쪽에 강점이 있으므로 공영홈쇼핑과 함께 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NS홈쇼핑은 오는 7월부터 제2의 홈쇼핑으로 불리는 'T커머스(T-commerce)'도 시작할 예정이다. T커머스는 대부분 30번대 이후 채널을 배정받으면서 송출수수료를 아끼고 판매수수료도 따라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중기상품을 중심으로 입점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홈쇼핑 업체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28일부터 '현대홈쇼핑 플러스샵(+Shop)'을 송출했다. '플러스샵'을 사회적기업 및 아이디어 상품의 판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이 개국한 '롯데OneTV'는 등록 상품의 70%가 중소기업 제품이다.

GS홈쇼핑, CJ오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도 올해 T커머스 채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T커머스 수수료는 평균 25~28%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에서 판매할 만큼 대규모 물량을 확보한 중소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T커머스는 채널 경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낮은 수수료율을 무기로 중기제품을 우선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