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죽 싸주세요 했다가 겨울철 식중독"…본죽 '비상'
발병 사례 이후 조치 미흡…소비자고발센터 접수 이어져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겨울철 식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건강을 강조하고 있는 죽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날씨가 추워졌지만 노로바이러스(noroviruses)에 의한 식중독 발생이 자주 일어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국내 죽류 1위업체인 본죽의 경우 손님들이 먹다 남은 죽을 싸가는 경우가 많아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13일 서울시내 본죽 매장을 직접 찾아 본 결과 30개 죽 메뉴(유아식 제외) 중 비교적 상하기 쉬운 해물이 들어간 품목은 14개로 절반 가량이다.
다수의 손님들이 죽을 주문해 먹다가 남을 경우 포장해서 가져가는데 해물이 들어간 품목은 쉽게 변질될 수 있다.
실제로 본죽을 자주 찾는는 직장인 한 모씨(31)는 "본죽은 기본적으로 양이 많은 편"이라며 "여성들은 대부분 다 먹지 못하고 남겨서 포장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먹던 음식을 그대로 포장해가다보니 위생에 좋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에는 게살죽을 포장한 뒤 냉장보관했다가 하루 뒤에 섭취했고 병원에서 '장염' 진단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당시 사측은 피해 고객에게는 죽 값과 상품권 외에 별다른 보상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증거물과 식중독이 아니라는 것이 이유였다.
과거에도 본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질검사 결과 주 재료인 멥쌀가루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돼 판매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량 회수조치 됐다.
문제는 결국 위생이다. 지난달 22일 소비자고발센터에는 '철수세미가 포함된 죽'이라는 제목의 글이 고발 접수됐다.
해당 고발 글에는 "제 와이프는 16주된 산모입니다. 오늘 갑자기 배탈이 나 전화가와서 병원을 같이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링겔을 맞아야 한다고 해서 저녁시간이라 간단히 죽정도로 먹고 오라고 해서 병원과 가까운 OOOO지점 본죽을 갔습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서 "와이프는 간단히 허기만 달래기 위해서 야채죽을 시켰는데 먹으면서 야채가 잘 안씹힌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게 철수세미였습니다"라고 토로했다.
후속 조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식중독균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겨울철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노로바이러스는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어 음식물 위생관리에 보다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 발병 사례는 지난 2012년 69건에서 2013년은 57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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