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떨어진 테스코…한국 홈플러스 희생양 삼을까

테스코 본사 사업조정안 발표 임박…외신, 홈플러스 매각안 1순위 점쳐
매각 규모 5조원 이상 될 듯…유통업계 "사모펀드 분할 매각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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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최고경영자가 회계부정으로 실추된 영국내 소매유통업자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핵심자산을 매각하거나 분할해 파는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와 태국의 테스코로터스를 맨 앞에 언급했다. 로이터는 홈플러스의 가치를 40억파운드(6조6500억원), 로터스는 50억파운드(8조3200억원)로 예상하면서 롯데쇼핑, 일본의 이온(Aeon)을 비롯해 기타 아시아의 유통업체들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왜 지금인가?

테스코는 본사가 당장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지난해 상반기 40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고 46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분식회계가 들통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회사측은 지난해 8월만 해도 2014년도 순이익을 24억~25억파운드(약 4조원)로 전망했다. 하지만 분식회계로 부풀려진 이익을 재조정하면서 순이익이 절반 수준인 14억파운드(2조3000억원)를 밑돌 것이라고 고쳐 발표했다.

회사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테스코로서는 어떻게든 진정성 있는 사업구조조정안을 내놔야 하는 입장이다.

외신들은 지난해 10월 테스코의 새 수장이 된 데이브 루이스가 빠르면 이번 주에 사업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앞다퉈 보도하면서 아시아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테스코 입장에서 살펴보면 한국의 홈플러스 매각이 가장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유통업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고 홈플러스의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5683억원을 기록했던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012년 4476억원, 2013년 3382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대형마트 출점 및 영업시간 규제에 소비심리 위축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우리나라 유통시장 환경에서 이마트, 롯데마트 국내 토종 업체들와 경쟁이 날로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테스코 본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 테스코 입장에서는 홈플러스의 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의 테스코로터스를 함께 묶어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매출이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로터스는 테스코가 매물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홈플러스 사업성 떨어진다"…사모펀드 분할 매각 유력

테스코의 고민은 가격을 후하게 쳐줄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현재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139개, 기업형수퍼마켓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직영점) 286개, 편의점 프랜차이즈 200여 개, 물류센터 8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13년 말 기준 홈플러스가 밝힌 자산가치는 토지, 건물 등의 유형자산 5조2200여억원과 영업권 등의 무형자산 3500여억원 더한 5조6000억원 규모다. 테스코 입장에서는 인수의향 업체간 경쟁에 의해 매각가가 오르길 기대하겠지만 5조원이 넘는 금액을 선뜻 지불하며 인수할 업체는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영업지역이 상당부분 겹친다는 이유로 인수가치가 낮다고 보고 있고 현대백화점그룹과 농협 역시 수익성 측면에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이 역신장하고 있고 마트의 어려운 영업환경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격대가 너무 높다"며 "현재로서는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이온과 중국의 화룬완자 등 아시아권 유통대기업도 국내 유통환경과 아시아 시장 전체를 고려할때 투자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한 마트 관계자는 "아세안이나 중국 시장을 두고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 무리하게 진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 상태로는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간파한 테스코는 통매각과 분할매각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농심에 영남권의 5~6개 매장 매각을 타진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분할 매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개별 점포 매각시도는 일차적으로 사업을 정리해 통매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며 "우량 점포라면 모를까 사업성이 떨어지는 점포 위주의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더욱이 홈플러스는 지난 2012년과 2013년 두차례에 걸쳐 사모펀드에 알짜 우량점포를 매각한 바 있다. 2012년 8월 서울 영등포점 등 4개 영업점을 이지스KORIF 사모부동산투자신탁13호에 6066억원에 판데 이어 2013년 12월에는 수원 영통점 등 4개 영업점을 삼성SRA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호에 6225억원을 받고 일괄매각했다.

홈플러스는 이들 알짜 영업점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대신 임대료를 내고 영업하는 세일앤리스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3년 총 443개 영업점 리스비로 2800억원 가량을 지불했다.

여러 정황상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의해 부문적으로 쪼개져 매각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KKR 등이 유력한 투자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한 상황은 본사가 주도하는 사안으로 우리 입장에서는 발표전까지는 전혀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