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매출 1조원 바라보는데…기부는 '인색'
연 매출 8900억원…기부금 기재항목 아예 없애
당기순익 3분의 1 일본 본사에 배당…광고비도 급증
- 김효진 기자
(서울=뉴스1) 김효진 기자 = 일본 SPA(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국내에서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2년부터 기부금 액수를 줄였고 올해에는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FRL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13년 9월~2014년 8월)에 매출액 8954억3500만원, 영업이익 1077억100만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29%, 40% 늘어난 금액이다.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 2009년 회계연도(2009년 9월~2010년 8월) 매출액은 226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0년 3280억원, 2011년 5049억원, 2012년 6940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6억원에서 687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내년에는 단일 브랜드 중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유니클로가 내놓은 기부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2009년 기부금으로 100만원, 2010년 5400만원을 냈다. 2011년에는 금액이 10억1000만원까지 늘어났지만 2012년에는 5억3400만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매출액 대비 0.077%에 불과한 수준이다. 올해에는 손익계산서에서 기부금 기재 항목을 아예 없앴다.
유니클로는 매출이 급증하자 일본 본사에는 높은 배당금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는 당기순이익(812억9500만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결산배당으로 풀었다. 총 배당금액은 268억원으로 전년(139억2000만원)보다 2배 가량 많다. 이 중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이 챙긴 배당금은 약 136억6800만원이다.
유니클로는 매출을 높이기 위해 광고선전비도 아끼지 않는다. 광고선전비는 2009년 103억원에서 2012년 27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에도 광고비로 280억원을 지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외국계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유니클로도 국내에서는 막대한 이익을 올리면서 사회공헌 등 기부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거둔 수익은 고배당 정책을 통해 해외 본사로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 관계자는 "기부금은 감사보고서에 의무 기재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부터 총액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기부금을 지난해보다 줄이지 않았고 현금기부 외 물품기부, 직원 봉사활동을 통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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