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비용 '빈부격차 심각'···330만원 vs 3.3억원

주택마련 가장 큰 부담···구입비용 3억 육박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2년내 결혼식을 치른 결혼당사자 혹은 혼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식 비용이 1인당 평균 5198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주택마련비용을 제외한 결혼식장, 신혼여행, 예물 등 결혼에 소요된 비용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5414만원, 여자가 4784만원으로 남자가 700만원 가량 더 많이 지출했다. 결혼하면서 남녀 모두 주택마련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신혼가구당 주택 구입비용은 평균 2억7200만원, 전세비용은 평균 1억54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인당 최소 비용은 334만원인데 비해 최고 비용은 3억3650만원으로 100배 차이가 났다. 월 300만원 이하 소득가구의 결혼 평균비용은 4093만원인 반면 월 800만원 이상은 7239만원으로 약 2배 차이가 났다. 예식비용은 1인당 최소 120만원부터 최고 1억1900만원으로 99배 차이가 났다. 식장별로는 호텔이 2414만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일반 예식장은 1528만원, 공공시설 1441만원, 종교시설이 1418만원순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가능한 공공시설 결혼식에 대해 응답자의 77.3%가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식장 구하기가 어렵고'(20.5%), '계약에 없는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비용을 요구'(19.3%)하고 '서비스 종사원이 불친절'(3.0%)하다는 불만이 전체 식장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검소한 결혼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는 '공공시설 결혼식'이 단순한 시설대여 차원이 아닌 진정한 결혼식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응답자의 85%가 '결혼의 호화사치 풍조가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 요인으로 '남만큼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러야 한다'는 의식 때문이 27.6%로 가장 많았고, '물질만능의 사회풍조 때문'이 24.6%, '사회지도층의 과시적 혼례' 21.5%, '건전한 결혼모델 부재' 때문이 17.4%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비용의 경우 신혼가구 당 평균비용은 2억7200만원으로 조사됐다. 월 300만원 이하 소득 가구 당 평균비용은 2억6100만원, 월 800만원 이상 소득계층은 3억6900만원으로 1억원 정도 차이가 났다. 주택 전세비용의 경우 가구당 평균비용은 1억5400만원으로 전세값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당사자가 주택마련에 느끼는 부담정도를 5점 척도(5점: 매우 부담, 1점: 전혀 부담 안 됨)로 질문한 결과 주택마련비용 부담정도가 4.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예단(3.64), 혼수(3.63), 예물(3.62) 등의 순으로 실제 소요된 비용과 유사한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대다수 국민들이 자기 형편이나 주관보다는 남의 눈을 의식해 고비용의 결혼풍조를 따라가고 있다"며 "사회지도층의 모범적 결혼 확산 및 '작은결혼식' 모델개발 등 국민이 신뢰하고 따를 만한 새로운 결혼문화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