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 "K-표준, 절차적 부담…전기차·방산 규제 완화해야"(종합)
ECCK, 2026 백서 발간…82개 건의사항 韓 정부 전달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한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이 국내 규제가 사업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완성차 산업에선 전기차 인증·평가와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고 방위산업 분야에선 절충교역 제도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 ECCK 백서' 발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규제 개선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ECCK는 매년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국 정부에 규제 개선을 건의해 왔다. 올해 82개 건의사항을 마련했다.
필립 반 후프 ECCK 회장은 "급속도의 기술 발전, 공급망 변화, 저탄소 전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에서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규제 체계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며 "규제 체계가 기술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고 국제 규제와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 대사는 "한국에서 'K-표준'이 부상하면서 산업들이 절차적 부담에 직면해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포함되는 분야라도 마찬가지"라며 "모든 규제 차이를 다 철폐할 필요는 없지만 대화와 교류를 통해 양측 산업의 무역과 투자를 원활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인증과 관련한 절차 개선을 요구했다. 김홍중 ECCK 승용차위원회 위원장은 "전기차 인증·평가 절차를 개선하고 첨단 자동차 기술에 대해 상호 인정 확대가 필요하다"며 "한국과 유럽이 불필요한 차이를 줄여 나간다면 국내 소비자에게 첨단 신기술을 보다 신속하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전기차를 출시하려면 자동차 인증, 보조금을 위한 평가, 환경 친화적 자동차 등록을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각각의 절차가 따로 진행돼 (내연기관 차에 비해) 인증에 2~3개월 더 소요된다"며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수출입 과정에서 적용되는 절충교역 제도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절충교역은 해외에서 무기나 장비를 구매할 때 계약 상대방에게 기술 이전이나 부품 제작·수출 등 일정한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제도다.
프랑수아 피올레 ECCK 항공 및 방위 위원장은 "방산 장비의 하위체계 공급부터 유지·보수 등 전(全) 주기 지원에 이르기까지 유럽 기업이 한국 방산 공급망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다양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유럽 방위산업 협력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류 분야에선 주류 통신판매 허용과 종량세 전환, 위스키 전자태그(RFID) 의무 부착 요건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파딜 타쉬긴 ECCK 주류 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주류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환경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 주류 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혁신 신약의 신속한 급여 등재와 의약품 가치평가 기준 개선, 한-EU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상호인정 등을 제안했다. 식품 분야에서는 위생증명서의 전자문서화 등을 건의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해상풍력 사업의 투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한편 반 후프 회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에 대해선 아직까진 우려했던 움직임이 눈에 띄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사용자의 개념을 너무 넓게 확장해 (원청이) 하청의 사용자가 되면 회사를 관리하기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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