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우릴 지켜준 것처럼"…영웅 떠난 빈 자리 달려간 이 회사

에쓰오일, 20년째 순직소방관 유가족 지원…3700명에 108억 후원
해양영웅·시민영웅도 매년 포상…지역 이웃 쉼터 '구도일 카페'도

고(故) 성치인 소방경(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영웅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처럼, 우리도 영웅을 지킬 수 있죠."

에쓰오일(S-OIL)(010950)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영웅지킴이' 실무를 맡았던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소속 최애리 씨가 5년 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웃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당신을 희생한 영웅의 상처는 과연 누가 보듬을 수 있을까. 20년간 묵묵히 의인(義人)들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해 온 에쓰오일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순직 소방관 유족 무조건 지원"…20년간 3700명 후원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자동차공업사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순직한 고(故) 성치인 소방경의 유가족에게 위로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고인은 당시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상처를 입고 쓰러졌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99일간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지난 3일 오후 1시36분쯤 숨을 거뒀다. 향년 47세.

성 소방경은 2006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20년 차 베테랑 소방관이자, 늘 한발 앞서 화마(火魔)를 뚫고 시민을 구한 영웅이었다. 소방당국은 고인을 국립묘지에 안치하고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영웅이 떠난 자리에는 냉혹한 현실이 남는다. 고인은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였을 터다.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막막한 미래를 짊어진 유가족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민간 기업이 에쓰오일이었다.

에쓰오일 '소방영웅지킴이 프로그램 20주년 기념식'(에쓰오일 뉴스룸)

공교롭게도 에쓰오일은 고인이 소방관의 길을 걷기 시작한 2006년부터 모든 순직 소방관과 유가족을 돕는 '소방영웅지킴이'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순직 소방관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원하는 것이 사업 철학이다.

후원금은 부상 소방관의 치료비와 순직 소방관의 유자녀 학자금으로 쓰인다. 소방관 부부를 위한 휴(休) 캠프를 운영하고, 매년 연말에는 시민의 생명을 구한 '올해의 영웅 소방관'을 선정해 포상하고 있다.

에쓰오일이 20년간 지원한 소방관과 유가족은 총 3700여명, 누적 후원금은 108억 원에 달한다.

신애리 씨는 인터뷰에서 에쓰오일의 후원으로 대학을 졸업한 대상자를 만난 사연을 전하면서 "경제적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유지해 어엿한 성인으로 사회에 진출했더라. 기업의 진정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인재 양성의 보람을 다시 깨달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에쓰오일 '2025 영웅 해양경찰시상식'(에쓰오일 뉴스룸)
해양경찰·시민영웅도 매년 포상…지역사회 공헌도 진심

에쓰오일은 소방관 외에도 해양범죄 단속과 각종 해난 구조에 앞장서는 해양경찰을 위한 '해경영웅지킴이', 급박한 위기 상황에 처한 이웃을 보호한 의로운 시민을 위한 '시민영웅지킴이' 등 세 가지의 영웅지킴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5 영웅 해양경찰 시상식'에선 지난해 3월 경북 영덕군 대형 산불 당시 화마를 피하려다 해안가 방파제에 고립된 주민 104명을 구한 최명근 경사에게 최고 영웅상을 수여했다.

또 기상악화로 부두로 피항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면서도 끝까지 동료를 지킨 평택해양경찰서 소속 문강혁 경장과 황순철 경사를 영웅해양경찰로 선정하고 포상하기도 했다.

'2025 올해의 시민영웅' 시상식에선 2024년 10월 광주대구고속도로에서 차량 화재로 위험에 처한 운전자를 구조하다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은 김도엽 씨, 음주 무면허 차량을 제지한 유차열 씨, 차량 화재를 초기 진압한 정희한 씨 등 시민영웅 25명에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에쓰오일이 서울 마포구 본사 사옥 앞에 상시 운영 중인 구도일 카페 모습.(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영웅 지원뿐 아니라 지역사회 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서울 마포구 본사 앞에 음료 나눔 공간인 '구도일 카페'를 설치해 365일 무료 음료와 쉼터를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카페 한쪽에 마련된 성금함에 모인 기부금은 지역 독거노인을 돕는 데 쓰인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버팀목인 영웅은 물론, 지역사회 이웃과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에쓰오일의 사회공헌 철학"이라며 "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더 많은 영웅과 이웃을 돕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