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방문 상하이 임정 청사, 험난했던 복원 작업 '삼성' 손길
삼성물산, 1990년 中진출 준비 중 상하이 임정 실태 파악
"우리가 복원하자" 숭산 프로젝트…계단·창틀까지 되살려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의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청사에 얽힌 숨은 이야기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자칫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던 청사를 남몰래 복원한 삼성그룹의 '숨은 노력'도 회자되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992년 8월 한중수교가 체결되기 2년 전인 1990년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던 중,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가 60년 가까이 방치돼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이른바 '숭산(嵩山) 프로젝트'였다.
상하이 청사는 1932년 4월 항저우로 거점을 옮기기 전까지 1926년 7월부터 6년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심장부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90년 삼성물산이 답사를 하기 전까지 58년간 민가에 방치돼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됐다.
당시 상하이 출장을 떠났던 이재청 삼성물산 유통본부 영업담당 부장은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복원하자"고 건의했고, 본사 경영회의를 통과하며 '숭산 프로젝트'로 명명됐다.
때마침 삼성물산은 1990년 12월 '잘못 소개된 우리의 역사' 제목의 책자를 발행하고 사내 이벤트 현상공모를 실시하는 등 문화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청사 복원사업은 급물살을 탔다고 한다.
삼성물산은 사전 조사를 통해 청사 복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당시 문화부와 독립기념관의 협조를 받아 1991년 중국 상하이시(市)와 복원합의서를 채택했다. 청사 건물에 거주하던 주민들에겐 이주 비용까지 지원하며 청사 부지를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청사의 계단과 창틀까지 세심하게 손질하고, 1920년대에 실사용했던 탁자, 의자, 침대 등을 수집해 회의실, 부엌, 접견실, 집무실, 요인 숙소를 60년 전 모습 그대로 재현했다.
숭산 프로젝트는 1993년 4월13일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맞춰 준공됐다. 준공식에는 김구 주석의 아들 김신 전 교통부 장관,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춘생 전 광복회장, 윤봉길 의사의 손자 윤주웅 씨, 최창규 독립기념관장, 삼성물산 신세길 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윤주웅 씨는 당시 삼성물산에 보낸 감사 편지에서 "할아버지가 비감한 마음으로 수시로 드나들었을 임시정부 청사가 복원되는 것을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설렘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진한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복원 사업과 함께 중국 내 산재된 한국 문화재 실태조사를 벌여 문물, 전적, 유적지 등 1400여건의 문화재를 발굴하고 이를 종합해 중국과 국내에서 관련 책자를 발간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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