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 "인류 미래 개척 '퓨처 빌더' 될 것" 첫 메시지

조선 "中 원가 경쟁력 차이, 디지털 전환·연비 개선으로 극복"
건설기계 '신시장 개척', 석화 '통합', 전력기기 '배전 강화' 제시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2024.9.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정기선 HD현대(267250) 신임 회장은 20일 "우리 모두가 한뜻으로 뭉쳐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퓨처 빌더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회장 승진 이후 처음으로 사내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라면 주어진 모든 책임과 의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17일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해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에 HD현대는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직접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정 회장은 "지금 당면한 경영환경은 매우 엄중하다. 미중 패권 경쟁과 경기침체, 중국발 공급과잉 등 복합적 리스크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며 조선, 건설기계, 에너지 등 그룹 사업 부문별로 위기를 진단하고 극복 방향성을 제시했다.

조선 부문에 대해선 "중국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하고 있다. 일반 상선은 중국과의 선가 차이가 10% 이상 벌어져 단골 선주조차 한국에 배를 주문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면서도 "FOS(조선소의 미래)라는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나가면서 중국과의 원가 경쟁력 차이를 줄여갈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비를 개선하는 신기술·신선형으로 선주들을 설득해 나가고 있다"며 "제조원가 경쟁력이 있는 해외 야드를 확보해 발굴하고 있고 지정학적 상황을 활용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통해 새 시장도 적극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기계 부문과 관련해선 "미국 관세와 초대형 경쟁업체의 시장 잠식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HD현대건설기계·인프라코어 합병을 계기로 최적의 글로벌 생산 체계(GMF)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공통 지원 조직을 만들고 적치장, 서비스·부품 공급센터(PDC) 등 통합을 빠르게 검토하고 있다"며 "영업 네트워크와 서비스 역량을 확실하게 구축해 나가겠다. 인도, 브라질, 호주 등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유 사업에 대해선 "불황 속에서도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며 국내 경질유 시장 축소에 대비해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친환경 제품과 새 사업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석유화학 사업 부문에 대해선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공정 전반에 걸쳐 투입 원료, 운전 조건 등을 최적화하는 지속적 혁신 활동을 통한 원가 개선이 필요하다"며 "에탄 직도입, 권역별 석화단지 통합계획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호황을 맞이한 전력기기 사업에 대해선 "다시 불황이 찾아왔을 때 과거와 같은 엄중한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래를 위한 투자와 준비를 철저히 해 둬야 한다"며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덜 받는 배전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자"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전임 회장인 권오갑 명예회장에 대해선 "정말 어려운 시기를 훌륭하게 이끌어 주셨다"며 "그동안 보여주신 헌신과 비전의 리더십을 깊이 새겨 앞으로 HD현대의 발전과 성장을 꼭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1096pag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