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오너 3세 시대 연 정기선 누구? '온화한 승부사' 리더십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 두산인프라 인수에 사명 전환 주도
겸손함으로 격의 없는 소통…조직문화 혁신 솔선수범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HD현대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정기선 회장(43)은 평소 온화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엔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주는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평가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은 정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수 년째 지속된 업황 불황으로 사업 확장이나 신규 투자를 생각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는 2016년 건조된 선박의 사후 관리 서비스에 대한 시장 요구가 크다는 점에 착안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출범을 주도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직접 대표이사직을 맡아 성장 기반을 다지는데 공들였다.
2022년 기존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명을 HD현대(267250)로 바꾼 점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조선업체 특유의 투박하고 경직된 이미지를 유연하고 혁신적인 이미지로 전환하는 데 정 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다. 2021년엔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 작업을 주도해 건설기계 사업 역량도 강화했다.
정 회장은 또한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을 격의 없이 대하고 사내 행사에도 자주 참여해 소탈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스스로를 낮추고 회사 임직원들에게 말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권오갑 회장은 2018년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정기선 부사장의 승계 여부에 대해 "자격이 되느냐에 대해서 본인이 잘 알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정 부사장은 정말 성실하고 겸손하고 실력을 봐도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서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창립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한 이후 실천에 나선 것이다.
HD현대는 정 회장 발언 이후 자녀 유치원비 지원,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실시, 임직원 패밀리 카드 제공, 사내 결혼식장 무료 지원 및 포토 부스 제공 등 다양한 제도와 복지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평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평소에도 워킹맘, MZ세대 신입직원,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단 등 시간이 날 때마다 직원들을 만나 소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같은 성품을 바탕으로 현장 중심 경영 활동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1982년 서울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울 대일외고와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에 대리로 입사했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다 현대중공업에 부장으로 재입사했다.
이후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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