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 승진, 3세 경영 가속…"새 시대 개척"(종합)

권오갑 명예회장 추대…이상균·조영철 부회장 승진
"합병 앞두고 조직 혼선 최소화…시너지 극대화"

정기선 HD현대 회장 2024.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에 오른다. 전문 경영인 체제를 이어오던 HD현대가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HD현대(267250)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간 HD현대를 이끌었던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내년 3월 주총을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에서 사임한다.

HD현대 새 대표이사에는 조영철 부회장이 내정됐다. 정기선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서 HD현대를 이끌게 된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에 내정됐다. 경영지원 및 재경, 자산, 동반성장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오는 12월 1일 HD현대중공업으로 통합되는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정기선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기존 김성준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내년 1월 1일 통합되는 HD건설기계 대표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에는 송희준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발표된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향후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정기선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 MBA를 졸업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을 시작으로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정기선 회장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공동 대표도 맡아 실적이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다.

정기선 회장은 지난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설립을 주도, 시총 11조 원의 그룹 내 주력사업으로 성장시켰다. 또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작업을 주도해 건설기계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확보 등 HD현대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조선업 재건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미국과의 협력을 위해 미국 내 주요 인사들과도 만나고 있다.

HD현대는 올해 사장단 인사를 예년보다 한달 가까이 빨리 이뤄졌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혼선을 줄이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치열해지고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전 분야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전력을 다함으로써 세계 최고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세계 최고의 조선업 위상을 반드시 지켜나감으로써 마스가 프로젝트의 성공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국익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신기술 개발과 끊임없는 경쟁력 강화 노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HD현대는 조만간 각 사별로 인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후속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새로운 임원진 구성이 끝나는 대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 내년도 사업계획 확정 등 경영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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