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기 기업 HR, 생산성 향상 위해 연공→성과 평가로 전환해야"

경총, 임금·HR 연구 2025년 하반기호 발간

임금·HR연구 2025년 하반기호 표지(경총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저성장기 인구 구조 변화 시기 생산성을 높이려면 기업의 인사관리(HR) 시스템을 기존의 연공 기반에서 성과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김주수 휴넷 L&D 연구원장은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간한 정기간행물 '임금·HR연구' 2025년 하반기호에서 "한국경제가 저성장 궤도에 접어든 상황에서 기업의 HR 전략은 과거와 같은 안정적 성장기를 전제로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인구구조 변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까지 고려한 미래의 운영 모델을 기반으로 수립돼야 한다"며 "부서와 직급이 아닌 직무와 프로젝트 중심으로 조직을 설계하고, 한 사람이 하나의 직무만을 담당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재를 레고 블럭처럼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조직의 기본 체질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철 김앤장 매니지먼트&피플센터 대표는 "저성장기 보상체계의 핵심은 임금이 어떤 근거로 지급되는지 명확히 해 사업에 적합한 동기부여와 보상기제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연공 기반 보상 개편 필요성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추가영 레몬베이스 콘텐츠 리드는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으로 구성원의 유지율 제고와 생산성 향상이 성과관리의 중요한 목표로 대두되고 있다"며 저성장기 성과관리 4단계 핵심전략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비즈니스 전략에 정렬된 SMART 목표 수립 △증거 기반 성과평가 강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재 개발 △고성과자 유지를 위한 비금전적 보상 확대 등을 제안했다. SMART 목표는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하며 상위 조직의 목표와 연관성이 높은 목표를 의미한다.

남원진 머서코리아 팀장은 "기존 HR 체계는 연공 기반의 직급이라는 중심축 위에 돌아갔으나 고령화와 저성장기의 도래로 이러한 체계의 변화가 요구된다"며 "기업들은 직급 파괴를 넘어 전문성과 역할, 성과 중심의 성장 체계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 팀장은 전문성 중심의 성장 체계의 대표적 사례로 레벨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레벨제는 연공에 기반한 직급 위계 대신 전문성을 기준으로 성장 단계를 세분화하는 성장 체계다. 레벨을 정의하는 요건은 성과 영향력, 업무 난이도 및 복잡성, 문제 해결력 등이다.

이재진 영국 리즈대 연구교수는 "과거에는 필요한 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저성장 국면에서는 내부 인력을 성장시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더 합리적인 전략이 됐다"며 '스킬 기반 HR'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스킬 기반 HR은 직무를 과업 단위로 해체하고, 그 과업에 필요한 스킬을 체계적으로 연결해 인재를 채용·평가·배치·육성하는 인사 운영 방식"이라며 "내부 인력의 스킬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조직 내에 적재적소 배치를 실현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된 전통적인 인적자원관리 방식은 최근 저성장 고착화와 기술 발전의 가속화로 인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연공과 직급 중심의 관행에서 벗어나 일과 성과 중심의 인사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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