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도 막막하다"…기업 경기 전망 3년6개월 연속 부진

한경협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 93.2
제조·비제조업 동반 악화…부문별 BSI도 '부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3년 6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특히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에 전기전자업종의 경기 전망도 기준선 아래로 추락했다. 4분기에도 기업들의 경영 상황을 개선되기 힘들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한 결과, 9월 전망치가 93.2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월 전망치(92.6%)보다는 0.6%포인트(p) 소폭 개선됐으나, 기준선에는 못 미쳤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분위기를 지표화한 수치다.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올 들어 BSI 전망치는 짧으면 1개월에서 길면 3개월 주기로 등락을 반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초입인 6월을 기점으로 80에서 90대로 올라섰으나, 여전히 기준선 아래에서 맴돌고 있다.

8월 BSI 실적치는 92.0으로 조사됐다. 실적치는 지난 2022년 2월(91.5)부터 3년 7개월(43개월) 연속 부진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업종별 9월 전망치를 보면 제조업(92.6)과 비제조업(93.8)이 2개월 연속 동반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은 지난해 4월(98.4)을 시작으로 18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하고 있다. 비제조업 BSI도 지난 7월 103.4로 오르며 반등했다가, 다시 8~9월 연속 93.8에 머무르며 부진한 모습이다.

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의약품(125.0), 식음료 및 담배(106.3), 자동차 및 기타 운송장비(103.0)가 기준선을 웃돌았다.

반면 △비금속 소재 및 제품(66.7)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0.8)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84.6) △목재·가구 및 종이(85.7) △석유정제 및 화학(92.3)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94.7) △전자 및 통신장비(94.7) 나머지 7개 업종은 부진이 예상된다.

한경협은 제조업 심리부진이 지속되는 이유로 대외 통상 리스크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주에 따른 시멘트 등 원자재 수요 위축을 꼽았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는 지난달 111.1로 높았지만, 관세 불확실성 우려로 한 달 새 16.4p 하락하며 94.7로 주저앉았다.

미국 품목 관세가 적용되는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도 3개월 연속 80대를, 시멘트 제조업이 포함된 비금속 소재 및 제품은 5개월 연속 80대 전망치를 보이며 부진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여가·숙박 및 외식(107.7),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6.7)가 호조 전망을 보였고, 도소매(100.0)와 정보통신(100.0)은 기준선에 걸쳤다.

9월 조사 부문별 BSI는 △투자 90.6 △내수 91.7 △수출 92.6 △고용 93.2 △자금 사정 93.4 △채산성 94.9 △재고 104.0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을 기록했다. 재고의 경우 기준선 100을 상회할 경우 재고 과잉으로 부진하다는 의미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의 통상 불확실성 확대와 건설경기 침체 등 내수 부진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원팀이 돼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건설과 인프라 투자를 늘려 내수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