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가 女기업인데…AI기술 활용도는 男기업 30분의 1 수준

대한상의 여성기업위 조사…"女기업 스케일업 시급" 정책 제언

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 창립총회에서 정기옥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 위원장(LSC푸드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5/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여자 사장님'이 운영하는 여성기업의 비율이 40%를 넘겼지만,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활용도는 남성기업의 30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기업 10곳 중 8곳이 1인 사업장 혹은 자영업자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AI를 활용하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여성기업위원회가 7일 국회에 제출한 '여성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제언서'에 따르면, 국내 여성기업의 수는 최근 8년간 연평균 5.2%씩 증가해 2022년 기준 326만 개로 전체 기업의 40.5%로 집계됐다.

반면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업무에 활용하는 비중은 3.2%로 남성 기업의 3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인 연구개발(R&D) 경험률도 여성 중소제조기업의 경우 4.2%였다. 1인 기업 혹은 소규모 자영업 비율은 전체 여성기업의 80%를 넘었다.

여성기업이 빠르게 양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질적 성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여성기업위는 "여성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며 AI·로봇 도입 지원, 여성기업 전용 스마트 전환 패키지 신설, 업종별 디지털 마케팅 교육 지원 등을 통해 초기 도입 비용과 전문 인력 부족을 함께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에 건의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 기술력 강화 등 여성기업의 취약점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성기업위가 소통플랫폼을 통해 여성 2500여명을 설문한 결과, 여성기업인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육아·가사 등 일 가정 양립 문제'가 28.9%로 가장 많았다. 여성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요소로는 '기술력·품질 등 전문성 강화'가 42.5%를 차지했다.

정기옥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장은 "여성기업 수는 꾸준히 증가하며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술 활용도나 R&D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정체된 것이 현실"이라며 "AI·로봇 등 기술 분야의 확장을 위해 국회, 정부와의 정책 연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