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지금 1등 위한 골든타임"…'제2 도약지' 印 찾아

인도 진출 30주년 앞두고 현지 방문…LG전자·연구소 등 순회 점검
구광모 "지속가능한 1등 전략 실현해야"…두바이 찾아 사업 점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부터 인도 벵갈루루와 뉴델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방문해 미래전략을 점검했다고 4일 밝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4/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제2의 도약지'로 점찍은 인도를 찾아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선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밝혔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간)부터 나흘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와 수도 뉴델리를 순회하며 LG전자의 연구개발(R&D)·생산·유통 밸류체인을 점검한 뒤 미래 성장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도는 14억5000만 명의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인 경제 대국이다. 특히 전체 인구 중 40%가 25세 미만 청년층으로 주력 소비계층의 지속 확대가 예상되는 세계 최대 잠재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인도의 경제 규모가 2030년 세계 3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그룹은 내년 인도 시장 진출 30주년을 맞는다. 1996년 인도 소프트웨어 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LG화학(051910)(1996년), LG전자(066570)(1997년), LG에너지솔루션(373220)(2023년) 등 핵심 계열사가 진출, 현지 맞춤형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모기로 인한 뎅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현지 조건에 맞춰 초음파로 모기를 쫓는 커스텀 에어컨을 내놨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부터 인도 벵갈루루와 뉴델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방문해 미래전략을 점검했다고 4일 밝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이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4/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구광모 회장은 인도 첫 방문지로 뉴델리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현지 시장 현황과 생산 전략을 점검한 뒤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이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지속 가능한 1등이 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실현해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뉴델리의 LG브랜드숍, 릴라이언스 등 유통 매장을 찾아 현지 특화 판매 전략도 살폈다. LG전자는 채식 인구가 많은 인도시장 특성을 반영 △냉동실을 냉장실로 바꾼 냉장고 △인도 여성의 일상복 사리(Saree) 옷감을 관리하는 인공지능(AI) 모터 기반 맞춤형 세탁기 등 차별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구 회장은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 인도 소프트웨어 연구소도 찾았다. LG 소프트 인디아 법인이 운영 중인 이 연구소는 LG그룹의 글로벌 연구소 중에서 베트남 R&D법인과 함께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지 개발자 2000여명이 웹(web)OS 플랫폼, 차량용 설루션, 차세대 소프트웨어(SW)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인도 IT 산업은 GDP의 7%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인도의 SW 개발자 풀(Pool)은 500만 명 규모로, 매년 100만 명의 공대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구글, MS,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R&D 거점으로 인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배경이다.

구 회장은 인도 소프트웨어 연구소 연구원들을 만나 "가속화하는 SW 기술 혁신에 대응하고 우수 R&D 인재를 확보하는 측면에서 인도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미래 SW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그룹 차원의 글로벌 R&D 지향점을 분명히 설정하고 이를 꼭 달성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부터 인도 벵갈루루와 뉴델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방문해 미래전략을 점검했다고 4일 밝혔다. 구광모 회장(왼쪽 네 번째)이 인도 벵갈루루 SW연구소에서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4/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한편 구광모 회장은 인도 방문을 마친 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찾아 중동·아프리카 사업 현황도 챙겼다. 또 현지 가전 유통 전문 매장을 방문해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고 LG전자 제품의 판매 현황 및 경쟁력을 점검했다.

중동·아프리카는 경제 규모와 시장 구조가 제각각인 나라들이 복잡하게 몰린 지역이지만,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 LG그룹은 1982년 두바이에 LG전자 지점을 설립한 후 현재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전역에 12개 법인을 두고 가전 판매·생산·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구 회장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쌓고, 이를 위한 핵심역량을 하나씩 준비해 미래 성장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