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지금 1등 위한 골든타임"…'제2 도약지' 印 찾아
인도 진출 30주년 앞두고 현지 방문…LG전자·연구소 등 순회 점검
구광모 "지속가능한 1등 전략 실현해야"…두바이 찾아 사업 점검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제2의 도약지'로 점찍은 인도를 찾아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선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밝혔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간)부터 나흘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와 수도 뉴델리를 순회하며 LG전자의 연구개발(R&D)·생산·유통 밸류체인을 점검한 뒤 미래 성장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도는 14억5000만 명의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인 경제 대국이다. 특히 전체 인구 중 40%가 25세 미만 청년층으로 주력 소비계층의 지속 확대가 예상되는 세계 최대 잠재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인도의 경제 규모가 2030년 세계 3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그룹은 내년 인도 시장 진출 30주년을 맞는다. 1996년 인도 소프트웨어 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LG화학(051910)(1996년), LG전자(066570)(1997년), LG에너지솔루션(373220)(2023년) 등 핵심 계열사가 진출, 현지 맞춤형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모기로 인한 뎅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현지 조건에 맞춰 초음파로 모기를 쫓는 커스텀 에어컨을 내놨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광모 회장은 인도 첫 방문지로 뉴델리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현지 시장 현황과 생산 전략을 점검한 뒤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이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지속 가능한 1등이 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실현해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뉴델리의 LG브랜드숍, 릴라이언스 등 유통 매장을 찾아 현지 특화 판매 전략도 살폈다. LG전자는 채식 인구가 많은 인도시장 특성을 반영 △냉동실을 냉장실로 바꾼 냉장고 △인도 여성의 일상복 사리(Saree) 옷감을 관리하는 인공지능(AI) 모터 기반 맞춤형 세탁기 등 차별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구 회장은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 인도 소프트웨어 연구소도 찾았다. LG 소프트 인디아 법인이 운영 중인 이 연구소는 LG그룹의 글로벌 연구소 중에서 베트남 R&D법인과 함께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지 개발자 2000여명이 웹(web)OS 플랫폼, 차량용 설루션, 차세대 소프트웨어(SW)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인도 IT 산업은 GDP의 7%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인도의 SW 개발자 풀(Pool)은 500만 명 규모로, 매년 100만 명의 공대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구글, MS,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R&D 거점으로 인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배경이다.
구 회장은 인도 소프트웨어 연구소 연구원들을 만나 "가속화하는 SW 기술 혁신에 대응하고 우수 R&D 인재를 확보하는 측면에서 인도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미래 SW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그룹 차원의 글로벌 R&D 지향점을 분명히 설정하고 이를 꼭 달성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구광모 회장은 인도 방문을 마친 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찾아 중동·아프리카 사업 현황도 챙겼다. 또 현지 가전 유통 전문 매장을 방문해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고 LG전자 제품의 판매 현황 및 경쟁력을 점검했다.
중동·아프리카는 경제 규모와 시장 구조가 제각각인 나라들이 복잡하게 몰린 지역이지만,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 LG그룹은 1982년 두바이에 LG전자 지점을 설립한 후 현재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전역에 12개 법인을 두고 가전 판매·생산·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구 회장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쌓고, 이를 위한 핵심역량을 하나씩 준비해 미래 성장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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