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일만에 재개되는 '삼성 합병' 재판…이재용은 불참
지난해 10월에 첫 재판…2회 공판준비기일 11일 열려
檢, 수심위 '불기소 권고' 수용 안해…재판서 논란될듯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냥한 '삼성 합병' 재판이 지난해 10월 하순 이후 140일만인 11일 재개된다.
앞서 지난 1월에 '국정농단' 파기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돼 형이 확정된 이 부회장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인 점을 감안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및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박사랑 권성수)는 이날 오후 2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직원 11명에 대한 2회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22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재판 일정이 계속 지연됐고, 140일만에야 재개되는 것이다.
이날은 법정에서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이 정식 재판 절차를 두고 입씨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서 이 부회장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구속돼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일 기준으로는 52일만에 그가 피고로 연루된 또 다른 재판이 열리는 셈이다.
이 재판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합병 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된 것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특히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를 두고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회계분식,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지난해 9월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자마자 "증거와 법리에 기반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일뿐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재계에선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 회계 부정의혹을 다룬 이 재판이 검찰의 수사와 기소 단계부터 안팎에서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회계 부정의혹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본격화됐다. 이는 곧 삼성바이오 최대주주였던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미 '국정농단' 사건으로 1년여의 형기를 마치고 2018년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 부회장이 또 다시 사법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게다가 삼성물산 합병 의혹은 국정농단 재판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진 바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연루된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른바 '먼지털이' 식으로 삼성의 전·현직 임원들을 수차례 소환조사해 재계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소환조사를 받은 사장급 임원들만 해도 11명에 달한다. 기소 직전까지 이뤄진 조사 횟수만 38회로 기록돼 있다. 이 부회장도 지난해 5월 26일과 29일에 각각 두차례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
더욱이 이 부회장이 기소되기 직전인 2020년 6월 신청했던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결과가 수사팀에 의해 정면으로 뒤집힌 점은 절차적 타당성 측면에서도 법조계의 비판을 피하긴 어렵기 때문에 향후 재판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부회장은 대기업 총수 중에서 최초로 검찰 외부 전문가들에 수사 적정성을 따져묻기 위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수사심의위는 2018년 도입된 대검찰청 산하 위원회로 검찰수사의 절차 및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사항을 결정하기 위한 조직이다.
국민적 의혹이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수사 계속 여부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등을 사전에 검토해 검찰에 권고하는 외부 자문기구로서 검찰의 민주적 내부통제를 위해 조직됐다.
그러나 검찰은 이 부회장의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이 알려진 지 이틀만인 지난해 6월 4일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8년 검찰이 수사심의위 제도를 도입한 이후 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수사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 부회장 사건이 처음이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던 상황에서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 사건에 대해 수사팀에 수사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앞서 8차례의 수사심의위에서 100%를 기록했던 권고안 이행률을 뒤집고, 이 부회장 사건에 대해 수사심의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로 지난해 9월 1일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수사심의위 판단은 국민의 판단이며 검찰은 지금까지 8건의 결정을 모두 존중했으나 유독 이 사건만은 기소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의 뜻에 어긋나고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는 법적 형평에 반할 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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