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 금호석화 분쟁 격화…박철완, 세력 확대 공세

지분 추가 매입, 모친도 가세…홈피 등 통해 경영권 쟁취 의지 피력
의안상정가처분 신청도…"박찬구 회장 투자 소극적, 주주가치 훼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 뉴스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두고 삼촌인 박찬구 회장(72)과 다투고 있는 박철완 상무(42)가 우호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박 상무는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추천 등의 내용을 담은 주총 안건을 다루게 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고, 웹사이트를 개설해 주주 설득에 나서는 등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철완 상무는 지난 2일 금호석유화학 주식 9550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취득 단가는 20만8302원이다.

이로 인해 박 상무의 보통주 소유주식수는 304만6782주에서 305만6332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10.0%에서 10.03%로 0.03%p 높아졌다. 또 박 상무의 모친인 김형일씨도 이달 2일 지분율 0.08%에 해당하는 2만5875주를 주당 21만2912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박철완 상무와 특수관계인인 김씨의 지분율을 합한 박 상무 측 보통주 지분율은 총 10.12%로 0.12%p 높아졌다. 정기주총 의결권 주식을 확정하는 주주명부폐쇄 시점이 통상 지난해 말쯤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박 상무와 모친이 취득한 0.12%에 해당하는 지분은 이달 중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지분확대는 최대주주로서 회사 경영권을 손에 넣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상무는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사무소 대표,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 총괄 대표와 민 존 케이(Min John K) 외국변호사,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등 4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이번 정기주총에서 다뤄달라며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신청을 냈다. 박 상무가 제출한 안건에는 배당금 확대안도 포함됐다.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주당 1만1050원의 배당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특히 박 상무가 이번에 제출한 안건에는 지난해 12월29일 개정된 상법에 따라 도입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감안, 이병남 전 대표를 감사위원인 사외이사로 선임해달라고 하는 안건도 담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은 주총 결의를 통해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출토록 한 제도다. 이에 따라 주주당 최대 3%까지만 지분율을 행사할 수 있으며, 최대주주의 경우 본인을 포함해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이 3%로 제한된다.

5일 열리는 법원심의에서 박 상무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이번 정기주총에서 박 상무와 박찬구 회장 간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뉴스1

박찬구 회장 측 지분율은 박 회장 본인 6.69%, 아들 박준경 전무(42) 7.17%, 딸 박주형 상무(40) 0.98% 등 14.84%에 달한다.

박 상무는 금호그룹 3대 회장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의 둘째 아들이 박정구 회장, 박찬구 회장이 넷째 아들로, 박찬구 회장이 박철완 상무의 삼촌이다. 이 때문에 박철완 상무가 박찬구 회장에 반기를 든 이번 경영권 분쟁은 '조카의 난'으로 불린다.

박 상무는 지난달 8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지난해 말 기준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도 낸 바 있다. 주요 주주의 명단을 확보해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법원은 박 상무의 요청을 받아들여, 각 주주의 성명 및 주소 전체,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와 그 주식 수가 기재된 것을 열람 및 등사하도록 허용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박 상무는 최근 웹페이지를 오픈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번 주주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자료에서 박 상무 측은 "2020년 3분기 실적보고서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유보 현금은 5670억원, 비영업용자산은 2880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과다현금과 과소부채로 저금리 상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주주가치가 저평가받고 있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또 금호석화의 배당성향(현금배당총액/연결당기순이익)이 약 14% 수준으로 이는 해외 경쟁사 대비 6분의 1, 국내 경쟁사 대비 4분의 1,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철완 상무 웹페이지에 게재한 '금호석유화학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 프레젠테이션 일부. 배당성향이 경쟁사 등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한다.(박철완 상무 홈페이지 게재 보고서 캡처)ⓒ 뉴스1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