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총수들 달려가던 '베트남 2인자' 전경련 행사 달려온다

28일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초청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허창수 회장 직접 챙겨…삼성·롯데 등 대기업들 참석할 듯

2018년 9월 10일 '경제계 미션단'을 이끌고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왼쪽)이 응우옌 쑤언 푹 총리(오른쪽)를 예방한 모습(전경련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오는 28일 서울에서 베트남 국가 서열 '2인자'인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를 초청해 비즈니스 포럼을 연다. 푹 총리는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에 이은 국가 서열 2위로 불린다.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위해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푹 총리는 정상회의를 마친 이후 곧바로 베트남으로 떠나지 않고 서울로 자리를 옮겨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한국 경제계와 만날 예정이다.

푹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부총리 시절인 2014년 이후 5년만이며 2016년 국가 정상의 자리에 오른 이후로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경련이 베트남 정부와 함께 공동으로 푹 총리 초청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게 된 배경에는 '민간외교관'을 자청한 허 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28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다.

전경련, 베트남 기획투자부, 주한베트남대사관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 10월 3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베트남 총리실 제공)/뉴스1 ⓒ News1

푹 총리는 직접 기조연설자로 나서 베트남의 투자 환경을 소개하는 한편 현지에서 활발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기업에 감사를 표하고 기업인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국내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다음으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할 만큼 현지 경제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총수'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푹 총리와 면담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도 베트남에서 잇따라 푹 총리와 만나며 현지 투자 및 경제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열리는 전경련 주최의 비즈니스 포럼 전후로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푹 총리가 잇따라 회동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푹 총리가 '국가 정상' 자격으로 한국을 처음 찾는 자리에서 경제계와의 비즈니스 포럼을 전경련이 개최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전경련이 국내에서는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해 위상이 추락한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여전히 전경련에 '재계 맏형'이란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태원 SK 회장이 2018년 11월 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와 면담을 하는 모습(SK 제공)/뉴스1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한일재계회의를 비롯해 글로벌 네트워킹을 꾸준히 다져온 결과 각국 정부에서도 전경련의 위상을 높게 평가해주고 있다"면서 "국내에서의 정치적 리스크 등은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전경련이 푹 총리를 초청하게 된 데는 허 회장이 직접 나서서 각별한 관심을 보인 덕분이란 분석도 나온다. 허 회장은 지난해 9월 세계경제포럼(WEF) 아세안포럼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푹 총리를 만났다.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푹 총리에게 한국을 공식방문할 경우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했고, 올해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됐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허 회장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서열 3위인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을 초청해 비즈니스 오찬을 열어 베트남과의 스킨십 확대에 적극 나섰다. 지난 6월 부엉 딘 후에 베트남 부총리를 초청한 간담회에서도 허 회장은 푹 총리와의 비즈니스 포럼 최종 성사를 위해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이 지난해 베트남 현지에서 푹 총리를 만난 이후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포럼 개최를 위해 전경련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전경련은 일본과의 수출규제 사태에서도 미뤄졌던 한일재계회의 개최를 성사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재계 대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 20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베트남 경제부총리 초청 간담회'에서 부엉 딘 후에 경제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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