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부터 S클래스까지 신차 쏟아지는데…세단 수요는 '뒷걸음'

아우디·볼보·렉서스도 '준대형' 출시…가격 경쟁 치열
세단 시장 확대 '미지수'…1~8월 신차 등록 5.2%↓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14 ⓒ 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세단 신차가 잇따라 투입되며 업체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상반기 현대차(005380) 그랜저 부분변경과 아우디 A6 완전변경이 나온 데 이어 하반기에는 BMW 7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볼보 ES90, 렉서스 ES 등이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신차 공세는 세단 시장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선호가 굳어진 데다, 전동화 국면에서도 SUV의 강점이 부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중심 세단 출시 잇따라…가격 경쟁 치열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는 준대형·대형을 중심으로 세단 신차가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프리미엄 대형 세단 시장에서는 지난 8월 벤츠가 S클래스와 마이바흐 S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BMW는 하반기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와 전동화 버전 i7을 앞세워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도 수입차 각축전이 벌어졌다. 아우디는 4월 A6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였고 볼보는 6월부터 전동화 세단 ES90의 사전계약을 받은 뒤 7월 정식 출시했다.

렉서스는 오는 10월 ES 완전변경 모델을 공식 출시한다. 여기에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 출시까지 더하면 국내 소비자가 마주하는 세단 선택지는 한층 두꺼워진다.

가격 경쟁 역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ES90 국내 출시 가격은 7294만 원부터 시작한다. 유럽 시장보다 5000만 원가량 낮은 수준이라고 볼보 측은 설명했다.

렉서스는 ES 전기차 라인업 시작가를 7160만 원으로 책정했다. 하이브리드 시작가 7290만 원보다 130만 원 낮다.

통상 순수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비싼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가격 역전이다.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책정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우디 A6 역시 시중에서 1000만 원 안팎의 공격적인 할인 판매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시작가는 6630만 원으로, 할인을 받으면 5000만 원 후반대에 구매가 가능한 셈이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 가격이 6400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세단 출시 시기가 맞물리면서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더 뉴 아우디 A6'(아우디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0 ⓒ 뉴스1
볼보 ES90 2026.7.22 ⓒ 뉴스1 이종수 기자
세단 시장 확대는 '글쎄'…SUV 승차감·연비 등 개선, 소비층 확대

다만 신차 출시가 세단 시장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판매·등록 데이터를 보면 세단 시장 분위기는 신차 출시 열기와 차이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활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세단 신규 등록은 27만 2815대로 전년 동기 28만 7901대보다 5.2% 줄었다.

승용 신규 등록에서 세단이 차지하는 비중도 28.8%에서 27.5%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SUV는 58만 465대가 등록돼 57만 7400대에서 0.5% 늘며 수요를 지켰다.

SUV의 경우 과거 약점으로 꼽혔던 승차감·연비가 꾸준히 개선됐다. 더욱이 넓은 시야와 넉넉한 실내 공간, 적재 편의성이 부각되며 소비층이 확대됐다.

전기차 전환도 SUV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배치하는 구조상 전고를 높이기 어려운 세단은 실내 헤드룸 확보에 불리하다.

다만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비와 주행가능거리 확보가 필수적인 전기차에서 공기역학 성능이 우수한 세단의 경쟁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전동화 기술 발전 방향에 따라 차량 외형에 대한 선호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1096pag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