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보택시 200대 '공습' 예고…K-자율주행 아직 '실증 단계' 왜?

포니AI, 2028년 서울 완전무인 목표…中은 이미 상용화 단계
韓 광주 실증 200대 수준…주행 데이터 300배 격차에 안방 내주나

현대차·기아는 13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토교통부, 광주광역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삼성화재, 오토노머스A2Z, 라이드플럭스와 함께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업현장에 전시된 아이오닉 5 기반 자율주행 실증차량(왼쪽)과 아트리아 AI 소개 부스.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13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중국 자율주행 택시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했다.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여전히 실증 단계에 머문 사이 중국 포니AI가 2028년 서울에 완전 무인 로보택시 200대 투입을 예고하면서다. 국내 운영까지는 각종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상용화 시점은 미지수다.

다만 중국이 이미 수천 대의 로보택시를 상업 운행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쌓고 있는 만큼 국내 상용화가 늦어질 경우 안방 시장에서조차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中 상용화…韓, 이제 200대 실증

1일 업계에 따르면 포니AI와 국내 자율주행 기업 퓨처링크는 지난 28일 전략적 협력 협약을 맺고 포니AI의 7세대 로보택시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했다. 양사는 국내 인증을 거쳐 2028년 서울에서 안전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초기 투입 규모는 200대다.

중국 로보택시의 국내 진출은 국내 자율주행 산업에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과 비교해 자율주행 기술력을 좌우하는 실제 운행 규모와 데이터 축적량에서 이미 상당한 격차가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포니AI는 중국 베이징·광저우·선전 등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누적 자율주행 거리도 1억㎞를 넘어섰다. 반면 국내는 이제 대규모 실증에 나선 단계다. 정부는 광주 전역에 연내 약 200대의 자율주행차를 투입하고 내년부터 실증 차량을 최대 3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 외 최소 3곳도 실증도시로 추가 지정한다. 포니AI 한 곳이 서울에 투입하겠다는 로보택시 규모가 정부가 올해 광주에서 추진하는 국가 단위 실증사업과 같은 셈이다.

서울에서 실제 시민을 태우는 자율주행 택시는 더 적다. 서울시는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를 최근 7대에서 19대로 늘렸지만, 평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만 운행한다.

국내 자율주행이 뒤처진 배경에는 차량을 충분히 굴릴 '실험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중국 우한은 약 3000㎢, 미국 캘리포니아는 647㎢를 자율주행차에 개방했지만, 국내 구역형 시범운행지구 면적은 총 114㎢ 수준이다. 국내 자율주행차 전체 누적 운행 거리도 지난해 말 기준 1306만㎞에 그친다.

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 AI가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운용하는 7세대 자율주행 로보택시의 모습.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중형 전기 SUV '아크폭스 알파(α) T5'를 기반으로 제작됐다(포니AI 제공). 2026.8.28.
상용화 늦어지니 데이터도 300배 격차

운행 규모 차이는 기술 경쟁력의 핵심인 데이터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자율주행 업체 가운데 최장 수준의 주행 기록을 보유한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국내외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지난 5월 기준 약 102만㎞다.

반면 구글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완전 자율주행으로 2억 2000만 마일(약 3억5400만㎞) 이상을 달렸다. 바이두 아폴로고도 지난 5월 기준 누적 자율주행 거리가 3억 3000만㎞에 달한다. 집계 기준에 차이가 있지만 국내 선두 업체와 300배 이상 격차가 난다.

자율주행은 보행자의 돌발 행동과 끼어들기, 공사 구간, 악천후 등 실제 도로에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수록 인공지능(AI)의 판단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상용화가 늦어 차량 운행이 적으면 데이터 축적과 기술 고도화가 함께 늦어지는 구조다.

규제와 기존 운송업계와의 이해관계, 사업모델 부족도 상용화 과제로 꼽힌다.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처리하고 AI를 학습시킬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확보도 필요하다.

포니AI 역시 국내에서 유상 운행하려면 국내 차량 인증과 자율주행 관련 안전성 검증 등을 거쳐야 한다. 시범운행지구에서 유상으로 승객을 태우려면 관할 시·도지사의 허가도 필요하다. 중국 차량이 카메라와 라이다로 국내 도로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점에서 데이터 보안과 주권 문제도 변수다.

자율주행 전문가는 "글로벌 경쟁은 실제 차량을 얼마나 많이 운행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느냐의 싸움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국내도 단순 실증 확대를 넘어 유상 운송 등 상용 서비스로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