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공습 거센데…하이브리드 혜택 사라지고 EV 지원도 축소
中 전기차 상반기 등록 178.7% 급증·점유율 35%…가격 공세 거세져
국산차 장악한 HEV 세제혜택 종료…전기차 생산세액공제도 제외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내년도 친환경차 세제 지원 개편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하이브리드차 세제 혜택은 폐지되고, 전기차·수소전기차 지원은 단계적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저가'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해 온 정책 지원까지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담긴 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는 올해 300만 원에서 내년 200만 원, 2028년 100만 원으로 축소된다. 수소전기차는 올해 400만 원에서 내년 300만 원, 2028년 150만 원으로 줄어든다. 하이브리드차에 적용돼 온 1대당 70만 원의 감면은 올해를 끝으로 종료된다.
문제는 지원 축소 시점과 대상이다.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의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 전기차 판매는 빠르게 늘고 있고, 그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국내 업체로서는 주력인 하이브리드의 지원이 사라지는 동시에 전기차에서는 중국 업체와 더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구도에 놓인 셈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기차 신차 등록은 23만58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8717대)보다 98.7% 급증했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27만713대에서 26만6888대로 1.4% 감소했다. 두 차종의 판매 격차도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1996대에서 올해 3만1052대로 좁혀졌다.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축은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으나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 무게는 여전히 하이브리드에 실려 있다. 올해 현대차(005380)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9만5105대로 전기차(4만5881대)의 두 배를 웃돈다. 기아(000270)도 전기차 8만5444대를 팔았지만 하이브리드는 12만4339대로 더 많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003620·KGM)까지 더한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약 24만대로, 전체 하이브리드 시장의 약 90%를 차지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이어지는 동안 국내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해 수요에 대응해 온 결과다. 하이브리드 세제 혜택 종료에 따른 실구매가격 상승이 국내 업체에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반대로 중국산의 가격 공세가 거세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모델Y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판매를 늘리고 있고, BYD도 돌핀·씨라이언7·아토3를 잇달아 투입하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1~7월 6만6387대를 등록했고 이 중 모델Y가 5만2066대였다. BYD는 같은 기간 1만4521대를 기록했다. 올해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두 브랜드는 각각 1위와 4위에 올랐다.
침투 속도는 더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는 총 6만9513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78.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8%에서 35%로 8.2%포인트(p) 확대됐다.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3대 중 1대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내년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전기차가 제외된 것도 국내 완성차 업체에 부담이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에서 생산·판매한 실적에 따라 세금을 줄여주는 제도다. 소비자 구매 단계의 세제 지원이 축소되는 동시에 국내 생산을 통한 완성차 업체의 비용 절감 기회까지 제한된 것이다.
결국 국내 업체들은 친환경차 시장 양쪽에서 가격 부담을 안게 됐다. 주력인 하이브리드는 세제 혜택이 사라지고, 전기차는 지원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산 저가 모델과 경쟁해야 한다.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려면 세제 지원 축소의 속도와 시점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만큼 지원 축소가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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