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뛰어넘은 기아, 비결은 '전기차'…원가 절감 공동 숙제로

2Q 현대차 6.9%↓ vs 기아 4.5%↑…'전기차 급증' 국내·유럽서 격차
기아 소형~대형 전기차 풀라인업…현대차 "값싼 소형 모델 부재"

기아가 유럽 시장 전용으로 개발한 소형 전기 SUV 'EV2'(자료사진. 기아 영국법인 홈페이지 갈무리). 2026.5.27.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올해 2분기 판매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년 동기 대비 현대차가 6.9% 감소할 동안 기아는 4.5% 증가하며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고유가 영향으로 국내와 유럽에서 전기차(BEV)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게 양사 희비를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는 현지 시장 수요가 높은 '가성비' 소형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전기차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 반면 현대차는 중·대형 전기차에 치중돼 수요 대응에 한계를 보였다. 다만 양사 전기차 모두 중국산 대비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원가 절감은 공동 숙제로 남았다.

최대 시장 美서 양사 판매 늘었지만…국내·유럽서 기아 질주 vs 현대차 후진

29일 각 사 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판매(도매 기준)는 99만 1885대로 전년 동기 106만 5836대보다 6.9% 감소했다. 반면 기아의 글로벌 판매는 85만 1639대로 전년 동기 81만 4888대보다 4.5% 증가하며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선 양사 모두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26만 5951대(소매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기아의 미국 판매는 약 22만 4000대로 2.8% 늘었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 사이, 대안으로 부상한 하이브리드차(HEV) 인기에 힘입어 양사 HEV 판매량이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미국 다음으로 큰 국내와 유럽 시장에선 양사가 상이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의 국내 판매는 16만 52대로 16.4%, 유럽에서는 14만 7443대로 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국내 판매는 약 15만 4000대로 8.6%, 유럽 판매는 약 15만 1000대로 12.9% 증가했다.

기아, 유럽 전기차 판매 101% 급증했는데…현대차, 4% 늘어나는 데 그쳐

국내와 유럽은 올 들어 고유가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6월 순수 전기차(BEV) 내수 판매는 20만 109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 BEV 판매는 35% 증가한 160만 82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23.7%, 유럽은 22.2%로 올라섰다.

현대차의 지역별 판매와 BEV 비중을 토대로 계산하면 2분기 국내 BEV 판매(도매 기준)는 약 2만 1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유럽에서는 3만1400대로 약 4%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도 두 시장에서 BEV 판매를 늘렸지만 시장 성장률(국내 118%·유럽 35%)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전기차 판매 비중도 국내 8.5%, 유럽 21.8%였다.

반면 기아의 국내 BEV 판매(소매 기준)는 약 3만 8000대로 123.4% 급증했다. 유럽에서는 약 5만 2000대로 101.5% 늘었다. 모두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기아 전체 판매에서 BEV가 차지한 비중은 국내 24.5%, 유럽 35%로 높아졌다. 국내에선 4대 중 1대꼴로, 유럽에선 3대 중 1대꼴로 전기차를 판매한 셈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엇갈렸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BEV 판매(도매 기준)는 6만 9366대로 전년 동기 7만 8802대보다 12.0% 감소했다. 반면 기아의 글로벌 BEV 판매(소매 기준)는 약 11만 대로 전년 동기 약 5만 9000대보다 88.4%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현대 아이오닉 3 전기차가 전시된 모습. 2026.04.21 ⓒ 로이터=뉴스1
유럽 소형 전기차 열풍에 기아 EV2 출시…현대차 아이오닉 3로 하반기 만회 나선다

제품군 차이가 국내와 유럽 시장 내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를 갈랐다. 기아는 지난 3월 유럽 시장 전용 소형 전기 SUV 'EV2'를 현지 시장에서 출시하면서 소형 EV2·EV3와 준중형 EV4·EV5, 중형 EV6와, 대형 EV9까지 소형부터 대형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했다. 지난해 8월에는 첫 목적기반차(PBV) 중형 PV5도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됐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에는 (소형 위주인) 유럽의 전동화 추세와 당사 신차 라인업 간 미스매치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 1분기부터는 (EV2 출시를 계기로) 전동화 추세에 맞춰 (판매 실적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와 코나 일렉트릭 등 소형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전용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오닉의 5·6·9 등은 상대적으로 준중형~대형 차종에 집중돼 있다. 이를 만회하고자 하반기 소형 전기 SUV '아이오닉 3'를 출시해 연말까지 2만 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2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 등 제한적인 모델로 시장 대응을 했지만, (값싼) 중국 전기차에 대응하는 B세그먼트(소형) 전기차 모델이 부재했다"며 "아이오닉 3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품가 높은 전기차, 내연기관보다 수익성 낮아…中 저가 공세에 인센티브도 부담

전기차 판매 확대는 기아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 6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9.4%에서 8.0%로 낮아졌다. 소형 전기차 비중 확대에 따른 판매 구성 악화와 값싼 중국 업체에 맞서기 위해 인센티브(판매장려금)를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지난해 6월 유럽에서 출시한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서프'의 시작 가격은 2만 2900유로로 지난 3월 출시된 기아 동급 전기 SUV 'EV2'(시작가 2만 6600유로) 대비 저렴하다.

김 전무는 "중국 업체 대응을 위해서는 당분간은 전기차 수익성을 일정 부분 양보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도 "인센티브나 가격 조정은 단기적인 방안이고, 내부적인 원가 경쟁력 개선을 통한 전기차 수익성 향상을 위한 준비를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한 2조 8509억 원에 그쳤다. 이 부사장은 "전기차는 전동화 부품과 배터리 가격이 높아 내연기관 대비 판매보증 충당부채가 많이 발생한다"며 “현재 전기차 수익성이 내연기관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 모두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에 직면했다.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2026.6.25 ⓒ 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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