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활황인데 슈퍼카 판매 24%↓…리스비↑·세무조사 '부담'
'포람페' 24.4%↓…'33% 성장' 수입차 전체 시장과 대비
고환율·고금리 직격탄…전동화 트렌드에 EV 출시 대응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30% 이상 늘어났지만 '포람페'(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로 대표되는 슈퍼카 브랜드 판매량은 24%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구입 비용이 늘어난데다 전동화 바람, 정부 세무조사 기조까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슈퍼카 브랜드들은 하반기 전기차 위주의 신차를 내놓으며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 등 세 슈퍼카 브랜드 판매량은 4652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6155대에 비해 24.4% 감소했다.
가장 판매량이 많은 포르쉐의 판매 부진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상반기 포르쉐 판매량은 4322대로 1년 전에 비해 25.0% 줄었다. 페라리는 37.5% 감소한 115대를 기록했다. 람보르기니만 3.4% 늘어난 215대를 기록했다.
이외 하이엔드·럭셔리 브랜드 역시 판매 감소 흐름이 뚜렷했다. 상반기 롤스로이스는 전년 동기 대비 13.1% 줄었고, 캐딜락은 2.8%, 랜드로버는 1.8%, 링컨은 54.2% 감소했다. 벤틀리만 더 뉴 벤테이가 스피드 등 신차 출시 효과로 95.7% 늘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라인업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AMG 라인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 1974대를 판매, 지난해 상반기 2623대 대비 24.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흐름은 전체 수입차 시장이 올해 급격히 성장한 것과는 대비된다. 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18만 4032대로 1년 전에 비해 33.2% 늘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기가 부진했던 지난해 슈퍼카 판매량이 회복 흐름을 보였던 점과도 비교된다는 평가다. 협회에 따르면 '포람페' 중 2024년까지 통계가 없었던 페라리 대신 지난해까지만 통계가 집계된 마세라티를 포함하면, 지난해 슈퍼카 브랜드 판매량은 1만 1528대로 전년 대비 27.8% 늘었다.
업계에선 슈퍼카 판매량 부진은 복합적인 원인이 동시 작용하면서 발생한 결과로 보고 있다. 고금리·고환율에 따른 비용 증가, 정부의 법인 차량 사적 사용 제재 강화, 전동화 바람 등 요인이 맞물리면서 판매가 줄었다는 것이다.
우선 고금리나 고환율로 차량 구매 비용이 늘어나면서 슈퍼카에 대한 소비 심리가 위축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수 억원대 슈퍼카는 대부분 법인 리스나 할부로 운영되는데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리스 비용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 캐피탈 업체 관계자는 "고금리였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올해 조달 금리가 50bp(0.5%)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고환율 역시 리스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다. 수입차 파이낸셜(금융사)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파이낸셜(금융사)이 본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환율이 오르면 원금과 이자 부담 역시 오른다"며 "환율이 장기 상승하면 리스 비용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법인 차량 사적 사용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된 점 역시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2024년 1월 8000만 원 이상 고가 법인차를 일반 차량과 구별하기 위해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했고, 올해 추가적인 규제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법인 명의 고가 외제차의 사적 사용 실태 점검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에 "법인 명의 슈퍼카를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탈세 행위"라며 혐의 확인 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다수 슈퍼카·럭셔리 브랜드 판매량은 2023년을 정점으로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연두색 번호판' 효과가 줄었다는 지적이 연이어 제기됐던 지난해 판매량도 2023년에 미치지 못했다. 예컨대 슈퍼카 브랜드 가운데 판매량이 높은 포르쉐의 경우 2023년 1만 1355대, 2024년 8284대, 2025년 1만 746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시장에 분 전동화 바람도 슈퍼카 판매량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테슬라, BYD, 폴스타 등 전기차 브랜드가 견인했다. 전년 동기 대비 테슬라는 192.2%, BYD는 807.9%, 폴스타는 74.0% 판매가 늘었다.
상반기 판매가 부진했던 슈퍼카 브랜드들은 하반기 신차 출시를 통해 이를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입차 시장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전기차 출시가 예고돼 있어 판매량 회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예컨대 포르쉐의 경우 국내 판매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카이엔의 전동화 버전 '카이엔 일렉트릭'을 시장에 내놓는다. 마칸 일렉트릭과 동일하게 폭스바겐그룹의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페라리 역시 아말피 스파이더, 루체 등 신차로 판매량 회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페라리 루체의 경우 브랜드 역사상 첫 전기차 모델로 주목도가 높다. 상반기 공개 이후 판매 계약을 개시한 이들 차량은 올해 4분기를 전후로 국내 고객들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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