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산업가속화법, 탈중국·유럽생산 압박…韓 자동차·배터리 기회"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동차 산업 '메이드 인 유럽' 강화"
"FTA 체결국 제품 'EU산' 취급…탈중국 과정서 韓 대체 공급자로"

2022년 10월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Porte de Verseille)’ 전시회장에서 열린 ‘2022 파리국제모터쇼(MONDIAL DE L’AUTO PARIS)’에서 중국 BYD의 전기 세단 씰(SEAL)’이 전시된 모습(자료사진). 2022.10.18. ⓒ 뉴스1 이준성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의 산업가속화법(IAA)이 내년 발효되면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e) 기조가 강화돼 국내 완성차·부품사·배터리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정부조달협정(GPA)을 체결한 국가의 경우 EU산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IAA는 역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 중인 법안으로 공급망 탈(脫)중국을 기치로 역내 생산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24일 발간한 '산업가속화법과 자동차 공급망의 EU산(産) 전환' 보고서에서 "EU가 IAA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한국·일본 등 EU와 FTA·GPA를 체결한 국가의 기업에 일부 기회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IAA 초안을 지난 3월 채택하고 유럽의회 및 이사회 협상을 거쳐 이르면 내년 발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4년 14.3%로 하락한 EU GDP 내 제조업 비중을 2035년까지 20%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안은 자동차 산업 등에서 EU가 추진한 탄소중립 정책이 역내 제조업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만 확대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유럽 완성차사의 순수 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시장 점유율은 2015년 80%에서 2023년 60%로 하락했지만, 중국 완성차사의 점유율은 5%에서 13%로 증가했다.

IAA가 자동차 부품 생산과 조립을 중국이 아닌 EU 역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역내 생산 기반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이유다. 공공조달 및 공적지원 전기차를 상대로 역내 최종 조립 및 EU산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외국인직접투자(FDI) 심사 시 단순 조립을 넘어 고용·연구개발(R&D)·기술이전 등 역내 부가가치 창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다만 EU와 FTA, 관세동맹을 체결한 국가의 제품은 EU산에 준해 취급하고, 공공조달의 경우 GPA 체결 당사국도 EU산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이는 역내 생산 강화로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날 거란 현지 완성차 업체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EU 제조 기반 강화 필요성에서는 공감하면서도 비용 상승을 이유로 유연한 적용을 요구한 바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한솔 KATECH 산업조사실 책임은 한국과 일본이 EU의 FTA·GPA 체결국인 점을 근거로 "일부 원산지 요건에서 중국 대비 완충 여지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며 "EU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한국·일본 배터리·소재·부품 기업이 대체 공급자 또는 파트너로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EU의 에너지·노동력·원자재·부품 조달 비용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도한 역내 생산 요건은 완성차 제조 비용 및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IAA의 실질 효과는 비용 절감 및 배터리·부품·소재 등의 생산능력 확충이 얼마나 병행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짚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