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르망24시 '첫 출전' 제네시스 완주 성공의 순간[르포]

국가대항전 성격…제네시스에 현지 관심↑
리타이어에 '눈물'…가슴 졸이던 패독, 완주에 '태극기' 펄럭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르망 24시간'에서 출전 차량들이 주행하는 모습 2026.6.16/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르망=뉴스1) 박종홍 기자 = 지난 13일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 르망 24시간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4시지만 그 10분 전쯤부터 출전 차들이 서킷을 돌기 시작했다.

14㎞ 길이의 서킷을 한 바퀴 천천히 돌며 브레이크와 타이어를 예열하는 워밍 업 시간, 포메이션 랩이다.

4시 정각에 맞춰 출발점으로 돌아온 차들은 갑작스레 속도를 높이며 질주했다. 엔진이 내는 우렁찬 굉음은 귓가를 강하게 때렸고, 타이어 마찰로 발생한 탄내는 코끝을 자극했다. 극한의 24시간 경기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관객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첫 출전 제네시스에 몰려든 관람객 "훌륭한 경험, 인상적"

1923년 시작해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르망 24시간은 세계 최고 내구 레이스 대회로 통한다. 장시간 고속 주행으로 내구성을 한계로 몰아붙이는 데다 야간 주행, F1 서킷 대비 거친 노면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완주만으로도 성과를 인정받는다.

대회는 각국의 자동차 기술력이 맞붙는 국가대항전 성격도 띤다. 독일의 BMW와 포르쉐, 일본 토요타, 미국 캐딜락, 프랑스 알핀, 이탈리아 페라리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자존심을 걸고 경쟁을 편다.

르망24시간에 열린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 태극기가 게양된 모습 2026.6.16/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실제로 서킷 관람석인 그랜드스탠드 쪽에선 참가국 국기들이 하나하나 차례로 게양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올해는 최상위 하이퍼카 클래스에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도 참가한 만큼 태극기도 게양됐다.

개막 전 세레모니에선 출전 국가 국기를 든 기수들이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 대회가 각 브랜드뿐 아니라 국가별로도 자존심을 건 대결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의식이다.

출전 차량 GMR-001 17호, 19호 전면에는 랩핑을 통해 태극기를 새겼다. 하이퍼카와 함께 태극기 역시 한 몸으로 세계 최고 무대를 질주한 셈이다.

현지 관람객들은 처음 출전한 제네시스 브랜드에 상당히 큰 관심을 보였다. 제조사 빌리지 내 제네시스 부스에선 현지 관람객들이 내부를 관람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제조사 빌리지는 르망24시간 출전 브랜드들의 전시 공간이다.

부스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차량은 단연 GMR-001 하이퍼카였다. 관람객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차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른 편에 전시된 GV70 및 G80 전동화 모델에는 운전석에 직접 탑승해 보며 관심을 보였다.

13일 르망24시간에 열린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 인근 제조사 빌리지 제네시스 부스에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 2026.6.16/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스스로를 현대차(005380) 오너라고 소개한 한 현지인은 "현대차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있었는지는 몰랐는데 여기 와서 처음 알게 됐다"며 "훌륭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프랑스 남성 스테판 포겔 역시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르망 24시간은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의 장이기도 했지만, 관람객들에게는 축제의 장이기도 했다. 경기가 긴 시간 이어지는 만큼 관람객들은 경기 경과를 세세히 살피기보다는 노상에서 맥주를 마시며 쉬거나 각종 전시 부스나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경기 시작 전 서킷 안에 들어가는 '그리드 워크'는 르망24시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서킷을 관람객이 아닌 드라이버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곳에서도 처음 출전한 제네시스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많은 사람이 제네시스 차량에 모이며 경기에서 낼 성적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13일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르망24시간 개막 전 열린 '그리드 워크'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제네시스 GMR-001 차량을 살펴보는 모습 2026.6.16/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차량 정비소인 패독과 그 인근 부스에선 각 참가 팀 엔지니어와 메카닉이 차량 상태에 맞춰 분주히 움직였다. 엔지니어는 차량의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를 분석, 드라이버에게 차량 상태를 알려주며 조언을 전달했다.

제네시스의 17호 차량은 이번 경기에서 완주 7시간 30분을 남긴 시점에서 리타이어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엔지니어 의사가 반영됐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 관계자는 "17호 차량 엔지니어가 시릴 아비테불 총감독에게 보고하고 총감독이 최종 결정했다"며 "막내 드라이버가 차량이 피트로 끌려 들어올 때 엄청 괴로워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도 잠시, 경기가 끝나는 14일 오후 4시가 다가오자 제네시스 패독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19호 차량이 13번째로 들어오며 완주를 확정 지은 순간엔 환호성을 내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13일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르망24시간 개막 전 열린 '그리드 워크' 행사에서 제네시스 해외 법인 관계자들이 GMR-001 차량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2026.6.16/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19호 차량은 우승을 차지한 토요타 7호 차량이 기록한 381랩에 비해 9랩이 적은 372랩을 소화했다. 르망24시간은 1위 차량이 소화한 거리의 70%는 주행해야 완주로 인정된다. 전체 24시간 4분 4초 363의 시간 동안 5068㎞ 이상을 달렸으며, 평균 속력은 시속 220.59㎞다.

가브리엘 타퀴니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GMR) 스포팅 디렉터는 "완주는 상상도 못 했다. 앞으로 목표는 우승"이라며 감격에 겨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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