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車 만들기'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도요타, 레이스 '1석2조'

日 슈퍼 타이큐 2026 3라운드…아키오 회장 출전, 수소차 내구성 입증
관람객 6.5만 "車 몰라도 즐겨"…도요타 문화공간 관광객 지속 유인

7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내구 레이스 대회 '슈퍼 타이큐 2026' 3라운드 경기가 끝나자 관람객들이 출전 차량을 서킷 안에서 관람하고 있다. 2026.6.9/뉴스1 김성식 기자

(시즈오카=뉴스1) 김성식 기자 = 굉음을 내며 서킷을 질주하던 차량 54대가 꼬박 24시간 동안 서킷을 질주한 뒤 결승선으로 들어오자 관중석에선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동시에 관람객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서킷 안으로 들어가 경주차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그리드 워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관람객들은 이슬비를 맞으며 도열한 경주차를 향해 연신 셔터음을 냈다. 아이들은 서킷 위에 떨어진 타이어 조각을 주워 보호자에게 건냈다. 오사카에서 온 미야자키 뉴아(27)는 "자동차나 모터스포츠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고된 경주를 마친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친구들과 오사카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친구가 완주에 성공해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내구 레이스 대회 '슈퍼 타이큐 2026' 3라운드는 모터스포츠 마니아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어울리는 축제의 장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2박 3일간 방문한 관람객은 지난해 대비 120% 증가한 6만 4900명에 달했다. 이들은 24시간 동안 열린 레이스 경기를 관람하며 중간중간 푸드트럭과 불꽃놀이, 가수의 공연을 즐겼다. 서킷 인근에 텐트를 치고 밤새 경기를 지켜본 이들도 있었다.

6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내구 레이스 대회 '슈퍼 타이큐 2026' 3라운드 개막을 기념해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속한 도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TGRR)팀이 연 사인회에서 아키오 회장(오른쪽)과 그의 장남 도요다 다이스케 우븐 바이 도요타 수석 부사장이 사인을 하고 있다. 2026.6.6/뉴스1 김성식 기자
'드라이버' 아키오 회장 사인회에 구름 인파…초전도 접목 도요타 수소엔진차 완주

대회 기간 가장 많은 인파를 몬 팀은 단연 도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TGRR)팀이었다. 6일 본선 시작 직전 TGRR팀 선수 5명이 사인회를 열었다는 소식에 피트 안에는 수백명이 길게 늘어섰다. 이들은 팀 소속 선수인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과 장남 도요다 다이스케 우븐 바이 도요타 수석 부사장의 사인을 받으며 즐거워했다. 안전 운전을 기원하는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두 부자(父子)를 비롯한 5명의 TGGR팀 드라이버들은 초전도모터를 품은 도요타 수소엔진차 'GR 코롤라 H2 콘셉트'로 이번 3라운드 ST-Q 클래스에 출전했다. 24시간 동안 평균 시속 110㎞의 속력으로 총 483바퀴를 돌며 레이스 완주에 성공했다. 지난 6년간 출전한 슈퍼 타이큐 경기 중 역대 최장 기록이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에 초전도 기술을 접목한 데 이어 내구성까지 입증한 것이다.

아키오 회장은 "GR 코롤라 H2 콘셉트의 역대 최장 주행 기록 달성을 축하한다"며 "미래로 향하는 문이 아직 완전히 열리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긴 주행 거리가 미래로 이어지는 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도요타 레이싱팀은 개발 차량이 출전하는 클래스 ST-Q가 신설된 2021년부터 매년 슈퍼 타이큐 3라운드에 GR 코롤라 H2 콘셉트로 출전, 수소엔진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6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내구 레이스 대회 '슈퍼 타이큐 2026' 3라운드 개막을 기념해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속한 도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TGRR)팀이 사인회를 열자 아키오 회장을 보러 구름 인파가 몰린 모습(슈퍼 타이큐 한국 공동취재단). 2026.6.6.
모터스포츠 노하우로 양산차 혁신 가속…복합문화공간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

도요타는 그간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데이터를 양산차에도 활용, '좋은 차 만들기' 철학을 지켜왔다. 지난 2일 공개된 초고성능 가솔린 엔진차 'GRMN 코롤라'가 가장 최신 사례다. 'GR 코롤라'로 독일 내구 레이스 대회 '뉘르부르크링' 출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스펜션 안정성을 극대화한 차량이다. 올가을부터 일본, 북미, 호주에서 한정 판매된다. 차량 실물은 올해 슈퍼 타이큐 3라운드를 맞아 서킷 인근 자동차 복합 문화 공간인 '후지 모터스포츠 포레스트'에 전시됐다.

차량 개발에 참여한 이시우라 히로아키 TGRR 선수는 지난 5일 이곳에서 열린 GMRN 코롤라 설명회에서 "노면이 거친 뉘르부르크링에서는 각 바퀴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안정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전·후륜 스트로크 길이를 밀리미터 단위로 섬세하게 조정했다"며 "뉘르부르크링에서 최상의 상태라고 느낀 서스펜션 세팅을 GRMN 코롤라에 그대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5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모터스포츠 포레스트에 전시된 도요타 초고성능 가솔린 엔진차 'GRMN 코롤라'의 모습. 독일 뉘르부르크링 출전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돼 올가을 일본, 북미, 호주에서 한정 판매된다(슈퍼 타이큐 한국 공동취재단). 2026.6.5.

후지 모터스포츠 포레스트는 도요타가 조성 중인 복합 문화공간이다. 2022년 10월 박물관과 호텔로 처음 문을 열었다. 박물관에는 30년에 걸친 자동차 역사와 40여 대의 경주용 차량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모터스포츠 태동기인 1908년 뉴욕~파리 레이스에서 우승한 미국 토마스의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 1957년 일본차 최초로 세계 모터스포츠 경기에 출전한 도요타 '크라운', 1991년 르망 24시에서 일본차 중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마쓰다 '787B' 등이 전시돼 있다.

지난 5일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반려견 돌봄 시설을 묶은 포레스트 테라스가 공식 영업을 시작했다. 2027년에는 온천과 호텔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도요타 관계자는 "후지 스피드웨이가 1960년대 들어섰지만, 경기가 없을 때는 인구 9만 명의 시즈오카현 순토군을 찾는 관광객들은 극히 드물었다"며 "머물면서 즐길 거리를 계속해서 만들어가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 인근에 도요타가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후지 모터스포츠 포레스트 테라스의 모습(슈퍼 타이큐 한국 공동취재단). 2026.6.5.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