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모터 품은 '도요타 수소엔진차' 24시간 레이스 완주…세계 최초
슈퍼 타이큐 3라운드 6년째 출전…수소엔진 기술 고도화 앞장
후지 서킷 483바퀴 돌아 '역대 최장'…아키오 회장 70바퀴 담당
- 김성식 기자
(시즈오카=뉴스1) 김성식 기자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70)이 피트 밖 담장에 올라 손을 흔들었다. 장남 도요다 다이스케(37) 우븐 바이 도요타 수석 부사장이 마지막 주자로 몰던 'GR 코롤라 H2 콘셉트'가 24시간 경기를 마치고 서킷 결승선에 도달하자 완주를 축하해주기 위해서다. 이후 피트 안에서 부자(父子)는 레이싱팀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포옹했다.
초전도모터를 품은 도요타 수소엔진차 'GR 코롤라 H2 콘셉트'가 24시간 내구 레이스 완주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초전도 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한 데 이어 레이스 완주로 내구성까지 입증한 것이다. 현재 양산 판매 중인 수소연료전지차(FCEV)와 함께 기존 내연기관을 활용한 수소엔진차가 공도 위를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GR 코롤라 H2 콘셉트는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일본 스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슈퍼 타이큐 2026' 3라운드 ST-Q 클래스에 참가번호 32번 차량으로 출전했다.
24시간 동안 평균 시속 110㎞의 속력으로 총 483바퀴를 돌았다. 서킷 1바퀴가 4.563㎞인 만큼 총 주행거리는 2203㎞에 달한다. 1차 목표인 3라운드 완주 달성은 물론 지난해 경기보다 15바퀴(68㎞)나 더 돌았다. 지난 6년간 출전한 경기 중 역대 최장 기록이다.
아키오 회장은 "GR 코롤라 H2 콘셉트의 역대 최장 주행 기록 달성을 축하한다"며 "미래로 향하는 문이 아직 완전히 열리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긴 주행 거리가 미래로 이어지는 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기에 모리조(MORIZO)라는 이름을 달고, 도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TGRR)팀 드라이버로 공식 출전했다. 24시간 동안 장남을 포함한 다른 4명의 드라이버와 번갈아 가며 GR 코롤라 H2 콘셉트를 직접 70바퀴나 몰았다.
GR 코롤라 H2 콘셉트는 내연기관 엔진 내부에서 수소를 직접 연소시켜 동력을 얻는다. 도요타의 양산 FCEV 미라이(MIRAI)가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전기) 모터를 구동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이에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도 배기음과 엔진 진동 등 기존 내연기관 특유의 주행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2021년 3라운드 ST-Q 클래스를 시작으로 매년 같은 경기에 출전하며 수소엔진을 개량해 왔다. 2023년 경기부터는 수소 형태를 기체에서 액체로 변경해 수소 용량을 늘리고, 연료 탱크에서 엔진으로 수소를 공급하는 펌프의 내구성을 높였다.
이번 대회는 수소 펌프 구동모터를 전기모터에서 초전도모터로 변경해 출전했다. 액체수소가 영하 253도의 극저온인 특성을 활용해 별도의 냉각장치를 탑재하지 않고도 전기저항을 0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탱크 밖에 있던 수소 펌프가 수소 탱크 안으로 들어와 패키지 효율이 향상됐고, 수소 탱크 용량은 300L로 기존 대비 1.3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탑재 수소량은 15㎏에서 20㎏으로 증가했다.
수소량이 늘어난 만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항속거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항속거리를 기존 30바퀴에서 40바퀴까지 높이는 게 올해 3라운드 완주와 함께 내건 2차 목표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항속거리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초전도 기술 입증 과정도 난관의 연속이었다. 계획된 탱크 교체 작업에 4시간 정도 소요됐고, 이후 변압기 문제로 차량이 멈춰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TGRR팀 엔지니어들의 노력으로 결국 최장 거리 완주에 성공했다.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도 있다. 액체수소가 기화하는 '보일오프'(Boil-off) 현상이 대표적이다. 현재 수소 펌프 내 초전도모터는 교토대와 공동 개발을 통해 회전형으로 구현했다. 패키지 효율 향상을 위해 초전도 모터를 수소 탱크 안으로 들였다.
그러나 회전형 모터가 회전 운동을 하며 액체수소를 휘젓는 바람에 보일오프 현상이 심화했다. 이에 따라 늘어난 수소 용량을 엔진 연소에 모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도요타는 교토대·JR 철도종합연구소와의 기술 협업으로 초전도모터를 회전형에서 직선 운동을 하는 리니어(Linear)형으로 전환해 보일오프 현상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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