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10곳 중 3곳 전기차 보조금 소진…추가 재원확보 시급"(종합)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보조금 소진 지자체 28%"
"지방정부 예산증액 고려해야"…"지급액 클수록 국산차 판매에 도움"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의 한 복합쇼핑몰 내 전기차 충전구역 모습(자료사진). 2026.3.30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전국 지방자치단체 10곳 중 3곳은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이미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 전기차 420만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4년간 전체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판매해야 하는 만큼 중앙·지방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관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개최한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포럼에선 최근 전기차 판매 급증 현상을 환영하면서도 보조금 재원 조기 고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후부 통계를 집계한 결과 전국 160개 지자체 중 현재 전기 승용차 보조금 접수율이 100%에 이른 지자체는 45곳(28.1%)에 이른다고 밝혔다. 보조금 접수율이 90%에 도달한 지자체도 60곳(37.5%)이나 돼 전국 지자체 10곳 중 4곳은 이달 내로 전기 승용차 보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기차 제조사들이 가격 인하 경쟁에 돌입한 데다 지난 2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8만 3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0.9% 증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보조금 정책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매우 탄력적으로 변화한다는 건 전기차 보조금을 부활한 유럽과 이를 폐지한 미국 간 판매 희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며 "보조금이 고갈된 지방정부들은 서둘러 관련 예산 증액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앙정부의 2030년 전기차 420만 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자체의 보조금이 계속 지급돼야 한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 누적 보급 대수는 100만 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까지 남은 보급 대수가 320만 대임을 감안하면 4년간 연평균 86만 대를 판매해야 하는데, 이는 연간 신차 판매량의 50%에 달하는 수준이다. 보조금을 활용해 국내 전기차 판매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진 KAIA 회장도 지자체의 신속한 재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정 회장은 " 전기차 수요가 실제 구매와 보급으로 차질 없이 이어지려면 지자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최근 정부가 지자체 보조금 소진 시 국비를 우선 지원하고 사후 정산하는 방식의 보완 방안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하반기에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을 적게 지급한 지자체일수록 관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통계도 이날 공개됐다. 지자체 보조금이 국산차 판매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허세진 한국생산성본부 선임컨설턴트는 지난해 17개 광역시·도별 전기차 1대당 지방비 평균 지원 액수와 관내 국산·수입 전기차 판매 비중을 조사한 결과 "평균 지방비가 높을수록 수입차 비율이 낮아지는 음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7개 광역시·도 중 평균 지방비가 35만 원으로 가장 낮은 A 지자체는 지난해 관내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국산·수입 비중이 각각 30·70%였으나 평균 지방비가 410만 원으로 가장 높은 B 지자체에선 같은 기간 관내 판매된 국산·수입 비중이 76·24%로 상이했다. 허 선컨설턴트는 "최근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든 상황이라 보조금이 적으면 제품 경쟁력이 높은 수입차로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산업 포럼에서 지자체별 올해 전기차 보조금 소진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2026.4.8/뉴스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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