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도 편안, 인도서 바로 탑승"…기아 PV5 WAV 타보니

[시승기]측면 슬라이딩 도어 '승하차' 위험↓…2단 슬로프 문턱도↓
오픈베드, 승용차 같은 주행감…소음·적은 적재량 단점될 수도

옆으로 열린 문을 통해 휠체어를 탑승하고 PV5 WAV에 탑승하는 기자. 2026.4.3. ⓒ 뉴스1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이동의 자유는 동등해야 한다."

기아가 내건 이 문장은 '더 기아 PV5 WAV'를 타보는 순간 곧바로 실감할 수 있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이동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도가 차량 곳곳에 반영돼 있다. 지난 3일 교통약자를 위한 'PV5 WAV'와 상용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PV5 오픈베드'를 직접 시승했다.

"짐 아닌 승객으로"…설계부터 달라진 PV5 WAV

PV5 WAV의 핵심은 국내 최초의 '측면 출입' 구조다. 기존 교통약자 차량이 후면 러기지 공간을 통해 탑승하는 방식이었다면, 이 차량은 측면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인도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 승객처럼 휠체어를 세우고 대기하자 문이 열리며 개구폭 775㎜의 넓은 출입구가 등장했다.

이어 펼쳐진 '수동식 인플로어 2단 슬로프'는 이 차량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1단 슬로프는 차도와 인도 사이 단차를 고려해 인도 위에 자연스럽게 걸쳐지고 높이가 같은 환경에서는 2단까지 펼쳐 경사를 완만하게 만든다. 상황에 따라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다.

최대 하중 300㎏, 유효폭 740㎜로 수동식·전동식 휠체어 모두 이용 가능하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바닥 아래로 수납돼 실내 공간 활용성을 해치지 않는다.

차량에 진입한 뒤에는 몸을 약 90도로 돌려 정면을 바라보게 된다. 뒷좌석의 6:4 쿠션 팁업 시트를 활용하면 우측 시트를 접어 휠체어 공간을 확보하고, 좌측에는 동승자가 나란히 앉아 이동할 수 있다.

안전장치는 직관적이다. 휠체어 전·후방 고정장치와 3점식 안전벨트는 색상(초록·노랑)으로 구분돼 있어 체결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 실제 주행에서도 가감속 시 휠체어의 흔들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전반적인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뒷좌석 전용 에어컨과 C타입 USB 단자도 기본 적용돼 체감 편의성은 일반 승용차 수준에 근접했다. 다만 휠체어 안전벨트를 해제했을 때 별도의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결합이 완전하지 않을 경우 운전자가 즉각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PV5 WAV 내부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모습. 2026.4.3. ⓒ 뉴스1 박기범 기자
"트럭인데 승용차 같네"…PV5 오픈베드의 반전

함께 시승한 PV5 오픈베드는 기존 소형 상용차의 투박한 이미지를 상당 부분 지워낸 모델이다. 12.9인치 PBV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기본 적용되며 운전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주행 질감은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부드러운 가속이 강점이다. 사이드미러와 서라운드 뷰를 통해 차량 끝단까지 확인이 가능해 좁은 골목이나 주차 상황에서의 조작이 한결 수월했다.

적재함 구성은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원터치 타입 히든 데크 게이트 잠금 레버와 알루미늄 소재 게이트를 적용해 조작 편의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측면·후면 스텝도 탑재돼 적재 작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다만 오픈형 적재 구조 특성상 주행 중 후방에서 유입되는 소음은 단점으로 느껴졌다. 동일 플랫폼 기반의 WAV 모델과 비교해도 정숙성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또한 일반적인 1톤 상용차 대비 적재량이 스탠더드 700㎏, 롱레인지 600㎏ 수준에 그쳐,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이 제한될 수 있어 보였다.

PV5 오픈베드. 2026.4.3. ⓒ 뉴스1 박기범 기자
"목적에 맞춰 바뀌는 차"…PBV 전략의 방향성

PV5 WAV와 오픈베드는 각각 이동 약자와 상용 업무라는 서로 다른 목적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분명하다. 차량이 사용자에 맞춰 설계됐다는 점이다.

PV5 WAV는 누군가에게는 쉽지 않았던 외출을 가능하게 하고, 오픈베드는 반복적인 작업의 부담을 줄여준다. 단순한 차종 확장이 아니라 사용 목적에 따라 공간과 기능이 바뀌는 '플랫폼형 차량'이라는 점에서 기아의 PBV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가격은 PV5 WAV가 세제 혜택 후 5110만 원, 서울시 기준 보조금 적용 시 약 4268만 원 수준이다. 오픈베드는 보조금 적용 시 베이식 스탠더드 기준 2000만 원대 후반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