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노동자의 공존 이렇게 가능"…기아 화성 EVO 플랜트[르포]
"허리·무릎 부담 높이던 작업, 로봇이 대신…교육 통해 업무 전환'
全차량 데이터화로 불량 확인…"품질엔 노사 하나"
- 박종홍 기자
(화성=뉴스1) 박종홍 기자
"과거에는 작업자가 직접 차 안으로 들어가 허리와 무릎을 숙이고 천장을 보면서 하던 일입니다. 지금은 자동화하면서 작업자가 다른 중요한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했죠"
지난 12일 경기 기아(000270) 화성 EVO플랜트 이스트(East). 기아 PV5 헤드라이닝 장착 공정에 대해 고다은 차량생기4팀 매니저는 이렇게 소개했다. 공정 라인에선 작업자 대신 노란색 팔 모양의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천장 마감재인 헤드라이너를 흡착 방식으로 들어 올린 뒤 차량 내부로 넣어 천장에 붙이는 작업을 반복한다.
근로자가 진행하면 비좁은 차량 내부에 사람이 들어가 5㎏가량 되는 헤드라이너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천장에 부착해야 하는 작업이다. 장시간 근무하다 보면 허리와 목, 어깨, 무릎 등 주요 근골격계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임우섭 차량생기4팀 팀장은 "사람이 작업하는 것과 비교하면 속도는 비슷하다"면서도 "작업자가 힘들어하는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작업을 위주로 자동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PV5가 목적기반차량(PBV)인 만큼 밴, 카고, 트럭, 교통약자용 등 다양한 라인업이 있는데, 로봇은 200~300가지 동작을 상황에 맞게 선택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비전 카메라로 스캔해 차량 상태를 확인하면 AI가 상황에 따라 각도 등을 미세하게 조정하도록 지시한다.
화성 EVO플랜트 이스트에선 라인 곳곳에서 자동화 설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엠블럼 부착과 타이어 휠 장착 공정은 작업자가 각각 엠블럼과 너트를 채워두기만 하면 되는 수준으로 자동화가 이뤄졌다. 엠블럼의 경우 엠블럼에 부착된 이면지 및 보호필름 제거 같은 까다로운 작업까지 로봇이 직접 수행했다.
차량 도어 장착 라인은 반(半)자동 설비를 도입해 작업자 업무 난도를 낮췄다. 선반에 적재된 무거운 도어를 작업할 위치까지 자동으로 이동시키고 높이까지 맞춰준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움직이는 차량에 맞춰 도어 역시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작업자가 할 동작이 도어 직접 체결 정도로 줄어드는 셈이다.
공장 전반에 대한 데이터화 작업도 인상적이다. 생산 중인 모든 차량에는 해당 차량 스펙 정보가 들어 있는 스마트 태그가 부착돼 있다. 이를 통해 작업자는 각 라인에 설치된 모니터로 차량의 스펙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부품을 선택할 수 있다. 과거에는 차량마다 스펙이 적힌 종이를 붙여뒀다고 한다.
데이터화 작업은 특히 불량 차량을 잡아내는 데 유용하다. 작업자는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불량이 발생한 부분을 사진과 함께 올린다. 불량 제거 작업자는 앱을 통해 불량이 발생한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공장 서버에도 공유되는 만큼 불량 차량이 공장 밖을 나가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공장 관계자는 "수천 가지 불량 검사가 모두 0이어야만 공장 밖을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약 1조 원을 투입한 기아 화성 EVO플랜트 이스트는 PV5 최대 연 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지난해 8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고용 유지뿐 아니라 최고 품질 확보 필요성에 노사가 공감대를 이루며 플랜트 가동에 이를 수 있었다. 인근 부지에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15만 대의 PV7을 생산할 수 있는 EVO플랜트 웨스트(West)를 짓고 있다.
윤학수 기아 품질혁신실장은 "품질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전 임직원이 품질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에 화성 EVO 플랜트 이스트도 한 치 오차도 발생하지 않는 품질 완성형 공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VO 플랜트 이스트에 투입된 작업자는 과거 플라스틱이나 변속기, 차체 생산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다. 화성 EVO플랜트 이스트의 성기모 공장장은 "플랜트 공사 기간 작업자에게 품질과 업무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기술 숙련도를 높이는 과정을 충분히 가졌다"며 "그럼에도 처음에는 힘들어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극복한 지금은 공장 근무 직원들이 상당히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립부의 박홍국 매니저는 "신기술이 아무래도 어색할 수밖에 없어 자동화 도입 초기엔 일부 거부 반응도 있었다"면서도 "실제로 사용해 보니 훨씬 더 편하고 작업 결과도 좋게 나와 거부 반응이 줄고 오히려 기대하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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