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체인징 파트너'…韓과 결별, 中과 협력 저울질 왜?
포드 경영진, 이번주 극비 방중…지리그룹과 전기차 생산 협의
LG엔솔 계약 취소·SK온 합작 청산…값싼 中 배터리·車로 환승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한국 배터리 업체와 결별한 미국 포드가 중국 배터리·전기차 기업들과 손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에 포드도 매력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포드는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로 인한 전동화 속도 조절을 명분으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을 철회하고 있다.
6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포드 경영진은 이번 주 중국을 극비 방문해 지리그룹과 스페인 발렌시아 소재 포드 공장에서 전기차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40만 대 수준이지만, 지난해 생산 차종은 포드 준중형 가솔린·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쿠가' 1종으로 생산량은 10만 대에 불과했다.
지리그룹이 발렌시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를 우회할 수 있게 된다. EU는 중국산 전기차(BEV)를 상대로 지난해 10월부터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리그룹의 관세율은 기본 수입차 관세(10%)와 상계관세(18.8%)를 합한 28.8% 수준이다. 포드도 25%에 불과한 발렌시아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지난해 3.2%로 10년 새 반토막 난 유럽 시장 점유율 회복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지리그룹이 LFP 배터리 자체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지리그룹의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중국 기업과 배터리 공급 협력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포드가 최근 해외 생산 하이브리드(HEV) 차량 내 배터리를 중국 BYD로부터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BYD는 LFP 배터리 자체 생산 기술을 갖고 있다. 배터리 모듈을 생략하고 칼날 형태로 셀을 팩에 배치해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한 일명 '블레이드 배터리'가 BYD의 대표 배터리 제품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과는 이미 배터리 기술 파트너십을 구축한 상태다. 포드는 지난해 8월 신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개하며 이를 기반으로 제작한 중형 4도어 전기 픽업트럭을 2027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탑재 배터리는 LFP로 2026년 완공 예정인 미국 미시간주(州) 블루오벌 배터리 파크에서 포드가 중국 CATL로부터 기술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한다. 이를 통해 미국 신차 평균 가격 대비 1만 달러 저렴한 4만 달러에 신형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기존 파트너십은 대폭 축소했다. 포드는 지난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과 9조 6000억 원 규모의 기차 배터리 납품 계약을 체결 1년 만에 해지했다. 해당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로, 포드의 유럽 내 전기 상용 밴 '이-트랜짓'(E-Transit) 후속 모델에 내년부터 탑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포드가 돌연 이-트랜짓 후속 모델 개발 중단을 결정하며 관련 배터리 계약도 백지화됐다.
SK온과는 지난해 12월 미국 현지 합작 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다. 2022년 설립한 현지 합작법인 블루오벌 SK를 통해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에 배터리 공장을 공동 소유해 왔는데 올해 1분기 중으로 SK온이 테네시 공장을, 포드가 켄터키 공장을 각각 소유하는 형태로 바뀐다. 또한 포드는 SK온의 NCM 배터리를 탑재한 기존 포드 준대형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지난해 연말을 끝으로 중단했다.
포드가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 협업 관계를 축소한 이유는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포드가 전동화 전략을 순수 전기차(BEV)에서 하이브리드(HEV)로 수정한 시기와 계약 취소, 합작 법인 청산 시기가 맞물리면서 포드의 내부 사정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포드가 최근 중국 기업과는 전동화 협력을 이어간다는 소식이 잇달아 나오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근원 경쟁력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유럽의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완성차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LFP 배터리 양산과 수주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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