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 다시 美 '관세 폭탄'…현대차·기아 영업손실 5.3조 우려

트럼프 "韓 국회, 협정 미승인…車 관세 15%→25% 인상" 예고
정부 "국회 법안 상황 美에 설명…김정관 장관, 美 상무장관 협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1.20.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이동희 박기범 기자 = 한국 자동차 업계가 다시 미국의 '관세 폭탄'에 직면하게 됐다. 관세가 다시 25%로 인상될 경우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올해 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날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대미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졌다면서 정부와 국회의 조속한 협상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한미 관세 협상 미합의를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상호관세를 비롯해 자동차 등 품목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은 지난해 7월 무역 합의와 10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미국 전략 산업 분야에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2000억 달러는 연간 200억 달러 한도로 분할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에 발의됐으나, 여야 의견 차이로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양국에 이익이 되는 훌륭한 무역 협정을 체결했고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협정 내용을 재확인했다"며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 협정을 승인하지 않은 것이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보에 자동차 업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국내 대표업체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25% 관세 여파로 2~3분기(4~9월) 약 4조 6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미국 판매 확대에 매출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높은 관세로 오히려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83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1.3%를 기록, 역대 최고 실적으로 갈아치웠다.

증권가는 자동차 관세가 다시 25%로 오른다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5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관측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관세 10%포인트(p) 인상 시 추가 영업비용이 현대차는 3조 1000억 원, 기아는 2조 2000억 원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 10%포인트(p) 인상 시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조정 폭은 현대차 -23%, 기아 -21%"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2025.1.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국내 생산량의 8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GM 역시 이번 관세 재인상 선언으로 철수설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하면서도 정부와 국회의 조속한 협상을 요구했다. 재정경제부는 "현재 미국 측의 의중을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국회의 법안 논의 상황을 미국 측에 설명해 나가는 등 미국 정부와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캐나다 잠수함 수주 지원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미국 상무장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업계는 수출로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트럼프 관세 재인상 발언으로) 예측 가능성이 줄어 경영의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관세에 따른 어려움이 올해 상반기 재연된다면 올해도 상당히 힘들며, 관세에 대해 다시 협상해서 조절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