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여파에 중고차 3년 만에 역성장…친환경차만 '약진'
1~11월 중고 승용차 175만대…전년 대비 6만대 감소
전년比 전기차 53%·HEV 22.3%↑…내연기관 일제 감소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올해 국내 중고차 시장이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3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2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2025년) 1~11월 중고 승용차 판매량은 175만217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81만2026대)보다 약 6만 대 줄어든 수치다.
이런 흐름을 볼 때 올해 중고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월평균 판매량은 16만대 규모로, 전년 판매량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12월 22만대 이상 팔려야 한다. 12월 판매량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22만대 이상 팔리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차 시장은 앞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소폭 성장세를 이어왔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191만5704대를 기록한 이후 2023년에는 195만280대(전년 대비 1.8%↑), 2024년에는 196만9682대(1%↑)로 완만한 증가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소비심리 위축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성장 흐름이 꺾였다.
업계에서는 경기 둔화가 신차 시장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 전반으로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163만 5000대를 판매하며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판매량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4분기 들어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 지난해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올해 1~11월 국내 승용차(신차) 판매량은 138만 1583대로, 전년 동기(131만 7353대) 대비 4.9% 증가했다. 3분기까지는 전년 대비 5.3%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10월과 11월 들어 판매 흐름이 다시 주춤했다.
차량 교체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가계의 지출 여력이 위축되면서 중고차 구매 역시 미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할인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중고차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료별 판매 동향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더욱 뚜렷했다. 올해 1~11월 기준 휘발유 차량 판매는 101만340대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전년 동기(103만8872대) 대비 감소했다.
디젤 차량은 44만4616대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49만6811대)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2023년(51만5084대)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더욱 분명하다. LPG 차량은 14만4934대로 전년(16만453대)보다 감소했지만, 디젤에 비해서는 감소 폭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친환경차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기차 중고 판매량은 올해 4만9044대로, 지난해(3만1964대)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2023년(2만1979대)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2023년 6만4150대에서 지난해 8만2007대, 올해 10만263대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연비와 유지비를 중시하는 수요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중고차 시장에서도 친환경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의 경우 충전 인프라 확충, 잔존가치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맞물리며 향후 중고 시장에서 거래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 내에서도 차종과 파워트레인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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