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코그룹, 美 알루미늄 복합 생산단지 구축…내년 3월 양산 속도

현지생산으로 품목관세 50% 우회…車·가전 알루미늄 부품 공급
AI 시스템 도입, 생산 전공정 자동화…5년내 美 시장 점유율 제고

박도봉 알루코 그룹 회장(가운데)이 17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로더 데일 카운티의 홀스 산업단지 내에서 맥 호터 테네시주 부주지사, 게인스 모리스 로더 데일 카운티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알루미늄 복합 생산단지 기공식을 갖고 기념 사진을 촬영한 모습(알루코 그룹 제공). 2025.12.17.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국내 최대 알루미늄 전문기업 알루코(001780) 그룹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州) 로더 데일 카운티의 홀스산업단지에서 알루미늄 복합 생산단지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총 10만 평의 대형 생산시설로 용해·주조·압출·가공·조립 등 알루미늄 소재 및 부품 생산 전 공정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현지 기업들의 미국산 알루미늄 수요에 대응하고자 당초 예정보다 빠른 내년 3월 양산을 목표로 현재 알루미늄 생산장비 반입 및 설치와 관련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간 생산 능력은 15만 6000톤에 달한다.

이번 알루미늄 복합 생산단지는 테네시주 잭슨의 전기차 배터리용 알루미늄 부품 공장에 이은 알루코 그룹의 두 번째 미국 생산 거점이다. 단지에는 그린리사이클테크놀로지 아메리카(GRT), 알루머티리얼스 아메리카(AMA), 현대알루미늄 아메리카(HDAA) 등 그룹 산하 3개 법인이 입주해 기존 한국·베트남 생산 거점과 삼각 축을 형성, 북미 지역에 각종 알루미늄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현지 생산 거점 확대로 알루코 그룹은 미국의 알루미늄 품목 관세를 우회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15%)와 별도로 철강·알루미늄 등 핵심 소재에는 품목관세(50%)를 계속해서 부과하고 있다. 미국 내 기업들은 고율 관세 시행으로 알루미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알루코 그룹은 미국산 알루미늄 생산을 확대, 이들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AMA는 GRT의 친환경 빌렛(알루미늄 반제품)을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태양광 모듈 프레임, TV·생활가전·자동차 부품 등을 미국산으로 공급한다. GRT는 알루코 그룹의 알루미늄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빌렛을 생산하는 주조 공정을 맡는다. HDAA는 한국·베트남·대만에서 축적한 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초고층 커튼월, 방화창, 알폼, 창호재 등을 앞세워 북미 건축 및 건자재 시장을 공략한다.

알루미늄 복합 생산단지에는 베트남 공장에서 적용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도입돼 무인 스마트 팩토리로 운영된다. 70년 업력의 알루미늄 생산·가공 기술과 한국·베트남에서 축적한 연구개발(R&D)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생산 알고리즘을 접목해 전 공정을 자동화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은 연간 480만톤의 알루미늄을 수입하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수요국이다. 특히 미국 알루미늄 압출재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220만 톤 규모이며, 2033년까지 연평균 7.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루코 그룹은 미국 시장의 긍정적 전망을 토대로 친환경 알루미늄 압출재를 앞세워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태양광 발전 모듈, TV·생활가전·자동차 부품, 커튼월·건축 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 공급망을 구축해 향후 5년 내 미국 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제고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