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수소 청사진 공개…"미래 에너지 전환 게임 체인저“
국내 최대 수소산업展 'WHE 2025' 참가…그릅 계열 7개사 공동부스 설치
생산부터 적용까지 수소 밸류체인 한눈에…현대차 '넥쏘'·기아 '전술차' 전시
- 김성식 기자
(고양=뉴스1) 김성식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수적입니다. 수소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를 저장 및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해법입니다."-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이 4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WHE) 2025'에서 수소 밸류체인 청사진을 공개했다.
장 부회장은 "잉여 전력을 수소로 전환하면 전력망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시스템을 더욱 유연하게 할 수 있다"면서 "수소는 미래 에너지 전환의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전시회는 기존 명칭인 'H2 MEET'에서 WHE로 이름을 바꾸고 국제 콘퍼런스와 통합했다. 국내 주요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 20개국 이상에서 약 250개 기업이 참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에도 참가 업체·기관 중 최대 규모로 전시장을 꾸몄다.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현대제철(004020), 현대건설(000720), 현대엔지니어링(064540), 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로템(064350) 등 7개 사가 그룹의 수소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공동 부스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수소 생산 △수소 충전 및 저장 △수소 모빌리티 △산업 애플리케이션(적용)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기술과 역량을 다양한 실제 적용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수소 생산과 관련한 대표 기술이 현대차그룹의 '고분자전해질막(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수전해'다. PEM 수전해는 수소 연료전지의 역반응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고순도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번 전시회에선 PEM 수전해 시스템 전반을 목업과 LED 영상으로 설명했다. 2027년 준공 예정인 울산 수소 연료전지 신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PEM 수전해 시스템을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 인프라를 확장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충전 기술과 대규모 에너지 공급에 적합한 수소 저장 기술도 소개됐다. 충전 기술로는 2세대 700바(bar) 규모의 '이동형 수소 충전소'가 관람객들을 맞았다. 트럭 또는 대형 트레일러에 수소압축기, 저장용기, 냉각기, 충전기 등 핵심 설비를 모두 일체형으로 탑재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 그린수소 연계 이동형 수소 충전소 'H2 제주 무빙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H·Automatic Charging Robot-Hydrogen)을 활용한 디 올 뉴 넥쏘 충전 시연도 선보였다. ACR-H는 인공지능(AI)과 고정밀 제어 기술에 기반해 차량과 충전구의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하고, 안정적으로 충전구와 커넥터를 결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시간 제약 없이 24시간 무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수소 충전기와 함께 사용될 경우 수소 충전소의 운영 효율 및 고객 편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WHE 2025에서 승용·상용 차량을 넘어 농기계, 선박, 방산 등 다양한 산업까지 확장된 최신 수소 모빌리티 라인업을 선보였다.
먼저 2018년 첫 출시 이후 지난 6월 7년 만에 선보인 현대차 2세대 완전 변경 모델 수소전기차(FCEV) SUV '디 올 뉴 넥쏘'와 1회 충전 시 최대 960.4km 주행이 가능한 고속형 대형버스인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 전시된다. 신형 넥쏘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7000대를 돌파하며 우수한 상품성을 입증하고 있으며,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도 지난 10월 말 기준 6년간 누적 1000대 보급을 돌파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도 전시됐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 연료전지 대형 트럭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스위스, 독일 등 세계 주요 시장에 판매되며 누적 주행거리 1900만 ㎞를 달성하는 등 친환경성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번 WHE 2025에서는 새로운 V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공개하고, 운전석 공간인 캡(cab)을 분리 전시해 수소탱크와 연료전지 시스템을 관람객들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기아의 '수소 경전술차량(ATV·All-Terrain Vehicle)'도 만나볼 수 있다. 수소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친환경 경전술차량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발열과 소음이 적으며, 항공 수송이 가능할 정도로 차체를 경량화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사가 보유한 방산 기술과 연료전지 기술, 그리고 수소 밸류체인 역량을 결합해 군용 수소 모빌리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된 '수소전기 보트'와 '농업용 수소전기 트랙터'도 전시해 수소 연료전지 솔루션이 고출력·고부하 작업뿐 아니라 장거리 운항과 장시간 작업에도 적합함을 보여줬다.
다양한 산업의 에너지원으로 확장되고 있는 수소의 활용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탄소 저감 철강 제품 생산 공정과 공정별 감축 로드맵을 구현한 디오라마를 통해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미국 전기로 제철소의 모습을 미리 엿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단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및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적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철광석 환원 공정에 수소를 도입해 탄소중립 철강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와 공기를 혼합해 연소시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는 친환경 설비인 '수소 버너'도 전시된다. 현대차 울산공장 도장 오븐을 시작으로, 고온의 열이 필요한 제조 공정에 수소 버너를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 향후 국내 생산공정의 약 5000개 LNG 버너를 수소 버너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북미·유럽 생산 거점으로 도입을 확대해 수소 기반의 친환경 제조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평택항 기아·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수출입 터미널에 도입 예정인 100kW급 '수소 연료전지 발전기'와 컨테이너 화물 자동 이송에 연료전지가 적용돼 항만 탈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는 '수소 연료전지 무인운반차(AGV)', '수소 연료전지 파워팩'을 건설기계와 산업 설비의 전력 공급원으로 탑재한 '수소 연료전기 지게차' 등을 전시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신형 넥쏘를 직접 경험하는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시승을 신청한 관람객은 약 30분간, 15㎞ 구간의 시승 코스를 주행하며 차량의 친환경 성능과 첨단 기술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관람객이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강연 프로그램인 '수소 아카데미'도 진행된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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