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슈퍼크루즈 신차·직영센터 협의 속도…'철수설' 종지부?
한미 관세 25%→15% 완화 땐 연 7000억 절감…사업환경 개선 기대
슈퍼크루즈, 세번째 도입 '100억원 투자'…서비스센터 해결 속도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한국GM이 자율주행 신기술 도입과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논란 해소에 속도를 내며 '한국시장 철수설' 진화에 나섰다. 한미 간 자동차 관세가 현행 25%에서 15%로 완화될 경우 연간 7000억 원의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한국사업 환경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4분기 중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 기능을 탑재한 캐딜락 신차를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운전자가 손을 떼도 차선을 유지하는 핸즈프리 자율주행 기술로, 미국·중국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 도입국이다. 한국GM은 이를 위해 약 100억 원을 투입해 고정밀(HD) 지도와 OTA(무선 업데이트) 전용 서버를 구축했다.
신차 공백으로 내수 부진을 겪어온 한국GM이 신기술을 빠르게 들여오는 것은 철수설을 잠재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채명신 한국GM 디지털비즈니스 상무는 "한국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고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100억 원 이상의 현지 직접 투자가 뒷받침된 중대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한국GM이 마지막으로 국내에 출시한 풀체인지 모델은 2023년 3월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신차 부재로 지난해 내수 판매는 2만 4291대로 전년(3만 8165대) 대비 36.4% 급감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 1만 2064대로 37%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GM이 노조 제안을 수용해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T'를 출범시킨 점도 주목된다. 직영센터는 차량 유지보수의 핵심 거점으로, 매각 추진이 철수설로 번졌던 사안이다. 업계는 노사 협의가 본격화되면 시장 불안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
한미 간 통상협상이 속도를 내며 GM의 한국사업 부담 완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GM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입어 무관세로 차를 수출했다. 미국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22년 9년 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2023년, 2024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 49만 대 중 41만 대(89%)가 미국향이었다.
이로 인해 25%의 관세는 한국GM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은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25%의 관세가 붙으면 수익성은 물론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악화돼 판매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1~9월 누적 해외 판매량은 31만 4596대로 전년 대비 3.9% 줄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대미 수출 관세율 25%가 유지될 경우 GM의 연간 비용은 7조 원, 영업이익률은 8%에서 5%로 3%포인트(p) 하락한다. 이는 도요타(1.6%p↓), 폭스바겐(1.2%p↓)보다 큰 폭인데 대미 수출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GM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GM은 올해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25% 관세로 연간 40억~50억 달러(약 6조 원) 비용이 발생하며, 그중 한국GM이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를 부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만약 관세가 15%로 인하될 경우 한국GM의 부담은 약 2조 원 수준으로 줄며 연간 7000억 원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100억 원 이상 투자해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고 노사 협의체를 재가동한 것은 장기적 사업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관세 완화가 실현되면 수익성 회복과 함께 국내 고용 유지 명분도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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