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전기차'가 살렸다…11년만에 최악 찍은 車 내수 반등 시동

3분기 127만대 판매 전년比 5.3%↑…국산·수입차 모두 성장
아반떼·모델Y 등 '가성비' 모델 인기 속 전동화 대중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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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이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특히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며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넘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3분기 누적 127만대 돌파…국산·수입차 모두 상승

14일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자동차 누적 판매량은 127만 5740대로, 전년 동기(121만 1214대)보다 5.3% 늘었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국산차는 104만 4684대가 팔리며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수입차는 15.5% 증가한 23만 1056대가 팔렸다.

3분기 판매 호조로 지난해 11년 만에 최저치(163만 5000대)를 기록했던 내수 시장이 올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감지된다. 올해 들어 내수가 역성장한 것은 지난 1월과 5월에 불과하다.

판매량 증가 속 브랜드별 성적은 엇갈렸다. 국산차 가운데 기아(000270)가 38만 8117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4.6% 증가,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005380)는 35만 5905대로 11% 늘어나며 2위에 올랐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만 431대를 기록, 무려 141% 증가했다.

반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11.8% 감소한 8만 9410대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003620)(KGM)는 18% 감소한 2만 9969대, 한국GM은 37.2% 감소한 1만 264대에 그쳤다.

수입차 시장도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BMW 5만 7840대(6.6%), 메르세데스-벤츠 4만 8248대(0.4%), 테슬라 4만 3637대(84.8%) 등 상위 3개 사를 비롯해 렉서스(14.1%), 아우디(35.4%), 포르쉐(37.9%) 등도 판매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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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10대 중 7대 SUV…쏘렌토 1위·아반떼 3위

올해 베스트셀링카 10종 중 7종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였다. 기아 쏘렌토는 7.1% 증가한 7만 4516대가 팔리며 2년 연속 판매 1위를 눈앞에 뒀고, 카니발은 6만 3021대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스포티지(5만 6938대)는 4위를 기록했고, 6~9위도 팰리세이드(4만 6466대), 싼타페(4만 5812대), 셀토스(4만 3721대), 투싼(4만 851대) 등 SUV가 차지했다.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는 3만 2782대로 12위를 기록, 중견 3사 중 가장 높은 순위를 보였다.

세단 중에서는 아반떼(6만 1253대·3위)와 쏘나타(3만 9071대·10위) 두 대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가성비·전기차' 내수 회복 이끌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차량 판매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가성비 모델의 등장과 전기차의 선전이 꼽힌다.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가성비 모델들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대표적 가성비 차량인 아반떼는 전년 대비 52.5% 판매가 급증했다.

반면 그랜저는 7.6%, 제네시스 G80은 8.5%, GV80은 26.5% 각각 감소했다.

가성비 전기차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Y, 기아 EV3 등도 선전하고 있다. 모델Y는 3만 7035대가 팔리며 수입차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기아 EV3는 1만 8732대가 팔렸다.

가성비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기차는 전체 판매량은 57.3% 급증한 17만 514대를 기록했다. 전기차의 빠른 확산세는 캐즘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이 기간 하이브리드 차량은 25.2% 증가한 34만 853대가 팔리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반면, 기존 휘발유는 3.3%, 경유는 25.5%, LPG는 16.3%씩 판매량이 감소했다.

완성차 업계는 4분기 신차 출시 효과와 연말 프로모션을 앞세워 지난해 부진했던 내수 실적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 속에서 내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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