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으로 탄생한 전기차 부품'…뉴인텍, 현대차 손잡고 글로벌 노린다
가전용 커패시터, 친환경차용 확대…"미래 먹거리"
"현대차와 협업해 기술 개발…스마트팩토리도 지원"
- 이세현 기자
(아산=뉴스1) 이세현 기자 = "완벽한 스마트 팩토리의 완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계속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거죠. 그동안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온 길 보다 아직 갈 길이 더 멉니다."
지난달 30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뉴인텍 본사에서 만난 장기수 뉴인텍 대표이사는 "지금 스마트 팩토리를 업그레이드 시켜놓지 않으면 친환경차 시장에서 버티고 발전해 나가기가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인텍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필수 부품인 '커패시터(Capacitor)'를 생산하는 회사다. 커패시터는 DC(직류) 전압을 일정하게 공급해주는 에너지 뱅크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구동시 모터 출력 저하를 방지하고 회생 시 배터리 충전 효율을 증대한다.
뉴인텍은 커패시터와 원자재인 증착 필름, 이 두가지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장 대표는 뉴인텍이 커패시터 생산의 선두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현대차의 결심'과 '뉴인텍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뉴인텍과 현대차의 인연은 2005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뉴인텍은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커패시터를 주로 생산하고 있었다. 차량용 커패시터는 생산하지 않았다.
'일본 도요타에서 출시한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슷한 재료와 공정으로 만든 부품이 들어간다'는 정보를 들은 장 대표는 한국에 없었던 프리우스 인버터를 구하기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 과정은 어려웠지만 다행히도 인버터를 구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한국에 와 인버터를 뜯어보니 정말로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와 비슷한 제조과정을 거쳐서 나온 부품이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그 당시를 떠올렸다. 뉴인텍은 바로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가전제품에 쓰이던 커패시터와는 공정과 스펙이 완전히 달랐다. 어렵지 않으리라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개발은 난항에 빠졌다.
장 대표는 인버터를 들고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다.
이후 뉴인텍은 현대차와의 협업을 통해 약 3년간의 연구 끝에 친환경차용 커패시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 커패시터가 처음 적용된 모델이 2009년 출시된 아반떼 엘피지(LPG) 하이브리드다.
장 대표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이미 자동차용 커패시터를 생산하고 있는 일본 회사가 있었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쉬운 길이 있었다"며 "그런데도 기술 국산화를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뉴인텍이 친환경차 부품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 뉴인텍 커패시터는 친환경차량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부품이 됐다. 쏘나타·그랜져·K7 하이브리드차량에 뉴인텍의 커패시터가 들어갔고, 니로·쏘나타·옵티마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도 탑재됐다.
현대차그룹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 아이오닉6에도 뉴인텍 커패시터가 장착됐다.
초반에는 뉴인텍의 생각보다 전기차 대중화가 더뎌 수익이 나지 않았던 전기차용 커패시터는, 최근 2년간 전기차 개발이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회사의 미래 먹거리이자 기대주가 됐다.
뉴인텍은 글로벌 제조 시장의 요구와 제조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 도입도 결정했다.
뉴인텍은 2019년, 2020년 대중소상생형스마트 지원사업을 통해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두차례에 걸쳐 정부로부터 약 4500만원, 현대차로부터 약 1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작업현황, 설비현황 등을 한 눈에 파악해 각종 이슈 발생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또 품질 관련 데이터 자동 수집으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주기적인 데이터 수집을 통해 부적합 발생시 원인 파악이 용이해졌다는 것이 뉴인텍의 설명이다.
서형렬 뉴인텍 전무이사는 "제품이 고분자부터 시작해 기계적 가공, 화학적 단계를 거쳐 최종 기계부품 형태로 나오는 것이라 공정이 굉장히 복잡하다"며 "스마트화는 큰 도전이었는데 현대차그룹의 지원과 지도로 스마트 공장의 첫 걸음을 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친환경차 시장 확대로 인해 더 큰 수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뉴인텍은 해외기업으로 납품처를 넓혀가고 있다. 커패시터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뉴인텍의 목표다.
장 대표는 "항상 공부하고 개발하는 끝없는 과정이지만, 완성도를 높여 글로벌한 회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약 300여곳의 1차 부품사들 뿐만 아니라 약 5000곳의 2·3차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협력사에는 제품기획에서 설계, 제조, 공정,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한 스마트 공장 구축을 지원한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산업혁신운동에 참여해 1250개 중소기업에 250억원을 지원했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전남 지역 160개 중소기업에 32억원을 제공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한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에 참여해 총 480여개 협력사에 100억원을 지원했다. 2021년에는 총 180개 협력사에 50억원을 제공해 스마트공장 구축을 도왔다.
s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