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쉐보레 '임팔라'…준대형차 새 기준 만들다
최고출력 309마력·최대토크 36.5kg.m…여유롭고 안정적인 주행감각
10에어백·8방향 전동시트·보스 서라운드 시스템 등 안전·편의사양 '으뜸'
- 류종은 기자
(경남(남해)=뉴스1) 류종은 기자 = 한국지엠이 준대형세단 '임팔라'를 들여오면서 쉐보레 브랜드로 전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지금까지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알페온'은 제너럴모터스(GM)의 또다른 브랜드인 '뷰익' 계열이었다. 알페온은 출시 직후 월 1700여대까지 팔렸지만, 이후 연간 5000여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한국지엠은 임팔라를 통해 내수 점유율을 높이고, 나아가 현재 수입 모델인 임팔라를 국내 생산까지 가능케 하겠다는 계획이다.
임팔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14만여대가 팔리며 '라지 사이즈 세단(대형차)' 시장 판매 1위에 오른 차량이다. 경쟁 모델은 현대차의 아제라(국내명 그랜저), 기아차 카덴자(국내명 K7), 포드 토러스, 크라이슬러 300, 토요타 아발론 등으로 국내에서도 동일한 경쟁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전장이 5110mm에 달해 윗급인 현대차의 아슬란, 제네시스, 기아차 K9 등과도 맞붙을 전망이다.
지난 13일 임팔라 3.6 LTZ 풀옵션 모델을 타고 여수공항을 출발해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을 거쳐 독일마을을 다녀오는 총 150km 거리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에서는 3.6리터 V6 엔진의 주행성능과 정숙성, 첨단장치 활용도, 실제 연비 등을 골고루 살펴봤다. 또 해안도로와 구불구불한 남해 국도에서는 임팔라의 코너링과 핸들링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임팔라는 직선을 주로 사용해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면서도 세련됨을 갖추고 있었다. 전면부는 최근 쉐보레의 패밀리룩을 충실히 다른 라디에이터 그릴과 커다란 헤드램프, 보닛의 캐릭터 라인 등으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쉐보레의 스포츠카인 '카마로'와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LED 포지셔닝 링램프를 포함한 HID 헤드램프는 심미성과 기능적인 면을 두루 갖췄다. 다만 앞범퍼에 장착된 주간주행등(DRL)이 LED가 아닌 일반램프인 점은 아쉽다. 쉐보레 브랜드의 최고급 차량인만큼 향후 LED로 교체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임팔라의 옆 모습은 정통 '3박스카(엔진·객실·트렁크로 나눠진 차량)'다. 시승 차량은 20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해 5미터가 넘는 전장을 균형있게 보이게 했다. C필러(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기둥)에는 모델명인 '임팔라' 로고가 붙어있다. 뒷모습은 다소 밋밋한 느낌이다. 다소 작은 크기의 테일램프 때문이다. 테일램프도 최근 보편화된 LED가 아닌 일반 램프로 제작된 것도 아쉽다. 듀얼 머플러는 둥근 형태가 아니라 5각형으로 제작돼 독특함이 느껴졌다.
실내는 황토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모하비 투톤'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또 우레탄으로 제작된 대시보드와 황토색 가죽에 흰색 스티치는 임팔라가 쉐보레 최고급 차량이라는 것을 말해줬다. 8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전동시트는 운전석과 동승석에 동시에 적용됐다. 이는 동급에서 유일한 기능이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에는 8인치 터치스크린과 송풍구, 인포테인먼트 조작버튼, 공조장치 조작버튼 등이 있었다. 8인치 터치스크린은 전동으로 올릴 수 있고, 뒷편에는 USB단자와 수납공간이 숨어 있었다.
뒷좌석은 2인용이었지만, 중간 좌석도 넉넉한 편이라 3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중간 좌석 등받이를 당기면 암레스트가 나왔다. 길이가 다소 짧은편이지만, 인포테인먼트 조작버튼과 컵홀더가 장착돼 편의성이 높을 것 같았다. 무릎 공간은 신장 180cm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한 공간이 제공됐다. C필러 각도도 완만한 편이라서 헤드룸도 충분했다. 트렁크는 기본 535리터로, 골프백 4개를 실을 수 있을 만한 크기였다.
임팔라 3.6 LTZ는 캐딜락 대형세단 XTS에 적용된 3.6리터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309마력, 최대토크 36.5kg.m 등의 힘을 낸다. 하이드라 매틱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8초만에 도달한다. 다만 공인연비는 엔진 배기량이 큰 만큼 9.2km/l에 불과하다. 서스펜션의 경우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을, 후륜에는 4링크 서스펜션을 각각 적용했다.
여수공항을 출발해 시내구간에서는 정숙하고 안락한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3.6리터 V6 엔진은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었다. 시속 60km까지는 구름 위에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해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나서는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했다. 최고출력이 309마력에 달하는 만큼 힘은 넘쳤다. 액셀레이터에 발을 올리는 만큼 속도가 올라갔다. 최고출력이 6000RPM에서 발휘되는 만큼 고속 구간에서 오히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국산 준대형차들은 속도가 시속 120km를 넘어서면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과 정반대의 느낌이었다.
임팔라는 가속성능만큼 제동성능도 뛰어났다. 남해고속도로에는 컨테이너트럭과 대형 트럭이 많아서 급제동해야 하는 순간도 많았는데,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감속이 가능했다.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FSR ACC)은 전방 레이더를 통해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알아서 속도를 올리고 줄여줬다. 장거리 여행이 많은 미국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국내 시내도로에서도 유용할 것 같았다.
서스펜션은 준대형 세단인 만큼 부드러운 편이었다. 때문에 곡선 구간에서는 좌우로 조금씩 쏠렸다. 임팔라 3.6 LTZ에는 11개의 고성능 스피커가 장착된 '보스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이 적용돼, 음악감상시 풍부한 음향을 들을 수 있었다.
임팔라의 판매 가격은 △2.5 LT 3409만원 △2.5 LTZ 3851만원 △3.6 LTZ 4191만원 등이다. 기본 가격으로만 보면 그랜저, K7 등보다 비싼 편이지만, 동급의 옵션을 적용하면 더 저렴하다. 3.6모델의 경우 수입차인 포드 토러스, 크라이슬러 300 등과 가격은 비슷하면서 우수한 안전 및 편의장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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