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폭스바겐 파사트…獨 가솔린 세단의 정석
중형세단에 1.8리터 가솔린 장착…부드러운 승차감·경쾌한 가속력
- 류종은 기자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독일차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 디젤 차량 비중은 약 80% 이상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로 가솔린차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배기가스 규제 '유로6'를 충족시키지 못한 차량들이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을 내놓으면서 배기가스 규제에 대비했다. 그 결과 수입차 시장에서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은 디젤엔진과 하나의 트랜드(유행)로 자리잡고 있다. 1.6 에코부스트 엔진을 주력으로 하는 포드는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8700여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 5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의 경우 베스트셀링 중형세단인 파사트에 1.8 TSI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내놓았다.
지난 23일 폭스바겐 파사트 1.8 TSI를 타고 서울 강남구청에서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을 다녀오는 총 120km 거리를 시승했다. 파사트는 대표적인 유럽형 패밀리 세단이다. 이번 시승은 4인 가족을 태우고 시내도로와 고속도로 등을 주행하면서 실생활에서의 유용성을 알아봤다.
파사트는 1973년 처음 출시된 이후 전세계적으로 1500만대 이상 팔린 폭스바겐의 대표 베스트 셀링 모델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7세대 모델로, 2.0 TDI(디젤) 모델과 1.8 TSI(가솔린) 모델을 판매 중이다. 1.8 TSI 모델은 기존 가솔린 모델(2.5 TSI)보다 배기량은 작아졌지만, 최대출력은 170마력으로 동일하다. 공인연비는 기존 모델보다 13% 가량 개선된 11.6km/l다.
편의 장치도 강화됐다. 6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펜더사(社)의 사운드 시스템이 새롭게 추가돼 좀 더 풍부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수납공간은 동급 최대 규모다. 외관은 18인치 알로이휠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파사트는 토요타 '캠리'와 함께 중형세단의 '정석'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대중적이면서 튀지 않는 디자인과 승차감을 갖췄다. 전면부는 크롬 그릴을 중심으로 직사각형으로 디자인된 헤드램프가 고급스럽고 안정감있는 느낌을 줬다. 후드에는 라디에이터 그릴 선과 일직선으로 두개의 캐릭터 라인이 잡혀있다.
측면은 전형적인 세단의 모습이다. 전장은 4870mm로 국내 대표 중형세단인 쏘나타(4855mm), 일본 대표 중형 세단 토요타 캠리(4850mm) 등 보다 길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근육질의 모습이 아닌 날카로운 선을 갖췄다. 뒷모습은 붉은색 후미등과 폭스바겐 엠블럼만 있을뿐 군더더기가 없다.
실내로 들어서면 가죽과 알칸타라로 제작된 시트가 눈에 들어온다. 알칸타라는 인조가죽의 일종으로 천연가죽보다 가격이 비싼 특수 재질이다. 시트 등받이와 엉덩이 부분이 알칸타라로 돼있어 몸이 미끄러지지 않게 잡아주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깔끔한 편이다. 다만 대부분의 재질이 플라스틱으로 돼있고, 조립도 고급스러운 편은 아니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는 라디오, 전화기, 내비게이션 등 필요한 버튼만 배치돼있다. 센터페시아 아랫부분에는 공조장치 버튼과 온도 조절장치 버튼 등이 있다. 기어박스에는 기어봉과 엔진스타트 버튼, 사이드 브레이크, 컵홀더 등이 있다. 사이드 브레이크는 전자식이 아니라 레버형태로 조작할 수 있다. 뒷좌석은 국산 중대형 세단만큼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신장 180cm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공간이 남을 정도다.
1.8 TSI 엔진은 1500~475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25.4kg.m이다. 1600cc 디젤엔진 수준의 힘을 내는 것이다. 덕분에 초반 가속이나 고속에서도 넘치는 힘을 제공한다. 저속 구간에서는 다른 가솔린 세단과 비슷한 느낌이다. 정숙성은 국산 세단보다 떨어졌다. 그렇다고 디젤세단만큼 시끄러운 것은 아니다.
파사트 1.8 TSI는 고속주행에서 본모습을 드러냈다. 시속 80km로 정속 주행을 할 때는 평균 연비가 15km/l 이상을 나타냈다. 스티어링휠(운전대)도 경쾌하게 움직였다. 뒷좌석에 탑승한 사람들은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릴 때는 적당한 배기음과 빠른 가속력으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오디오 전문업체 '펜더' 사운드 시스템은 3000만원대 세단에서 느끼기 힘든 수준의 음향을 제공했다.
이번 주행을 마치고 얻은 최종 연비는 11.8km/l다.고속 주행 거리가 많았지만, 성인 4명을 태우고 얻은 연비치고 괜찮은 편이다. 차량 가격은 3450만원으로, 쏘나타(2990만원), 캠리(3390만원) 등보다 비싼 편이다. 하지만 독일 세단 특유의 주행감각을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끌리는 가격이다.
rje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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