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꿈의 전기차 '테슬라'…"시동버튼은 어디에?"
차의 모든 기능을 태블릿으로 조작...한번 충전으로 424km 주행
- 최명용 기자
(포틀랜드(미국)=뉴스1) 최명용 기자 = 테슬라를 시승했다.
테슬라를 표현하는 말은 많다. 꿈의 전기차, 아이언맨이 만든 드림카, 괴물 전기차... 사실 이런 수식어가 필요없다. 깔끔한 디자인에 깔끔한 주행능력, 자동차의 기본에 충실한 차라고 평가할 수 있다.
테슬라는 첫 만남부터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차문을 열어야 시승할 수가 있는데 도무지 차문을 열 수가 없었다. 일반 자동차와 달리 테슬라에는 차문을 열 수 있는 손잡이가 아예 없었다. 아니 손잡이가 감춰져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자동차 열쇠를 가진 사람이 손잡이를 살짝 눌러야 손잡이가 쏙 튀어나온다. 공기저항을 줄이려는 의도다.
운전석에 앉으니 더 당황스러웠다. 시동 버튼이 없는 게 아닌가! 아무리 찾아도 시동버튼이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시동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 그냥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D'로 놓은다음,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밟으면 됐다. 시동버튼이 없는 차를 타보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 괴물 전기차 '테슬라'를 만나다
테슬라를 시승하기 위해 테슬라 본사에 여러차례 문의했다. 한결같이 돌아오는 답은 '한국엔 출시계획이 없어 시승 기회를 줄 수 없다'였다. 미국에 사는 지인을 통해 겨우 시승 기회를 얻었다. 그렇게 만나기 어려운 차였다.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테슬라 시승 기회를 가졌다. 이슬비가 운치있게 내리는 1월10일 낮 시간대를 이용해 포틀랜드 시내를 주행했다. 시승차는 테슬라 모델S다.
테슬라엔 기존 자동차에 있는 많은 조작부가 없다. 시동키도 없고, 에어컨 조절 버튼도 없다. 라디오와 오디오 볼륨을 조절하는 버튼도 없고, 썬루프 조작장치와 시트 온열장치도 빠졌다. 운전대와 기어, 와이퍼 조작레버, 태블릿이 끝이다. 에어컨이나 라디오 등 모든 기능이 탑재돼 있지만 조작버튼만 없을 뿐이다.
이 모든 기능은 태블릿으로 조작하도록 돼 있다. 센터페시아는 태블릿이 차지하고 있다. 썬루프를 조작하려면 태블릿에서 차를 선택하고 썬루프를 클릭하면 된다. 오픈, 클로즈, 30% 등 원하는대로 조작이 가능하다. 라디오나 음악재생, 에어컨 조절도 다 태블릿으로 한다. 내비게이션 인터넷 검색도 된다. 비디오 등 동영상만 재생되지 않는다. K-POP도 바로 검색해서 재생한다. 시승 중에 크레용팝의 노래도 들었다.
운전대 왼쪽은 와이퍼 조작 레버, 오른쪽은 기어 레버다. 평상시 왼쪽 레버로 헤드라이트를 조작하고 오른쪽 레버론 와이퍼를 조작했던 경험 탓에 다소 헛갈렸다. 조금 지나니 괜찮아졌다. 사라진 헤드라이트 조절 레버역할은 태블릿이 담당한다.
◇ 이보다 더 조용할 수 없다
말그대로 '이보다 더 조용할 수 없다'. 브레이크를 밟은 뒤 계기판에 빛이 들어오는 것을 봐야 시동이 걸린 줄 안다. 액셀레이터를 밟자 스르르 미끄러져 나간다. 엔진음은 없다.
스티어링휠은 묵직하다. 부드러운 한국차나 일본차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소프트' 모드를 선택해야 평상시 스티어링휠 느낌을 받는다. 미국식 묵직한 스티어링휠이다. 고속주행엔 더 적합하다.
테슬라의 주행 능력은 이미 언론에서 많이 언급됐다.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간다. 전기차는 토크가 매우 높다. 높은 토크를 컨버터로 제어하는 식으로 속도를 조절한다.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모터는 높은 효율과 성능을 자랑한다.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속도를 낼 수 있다. 시내를 빠져나가 고속도로로 나가자 어김없이 능력이 발휘된다. 고배기량 차량이 많은 미국 고속도로지만 테슬라의 주행 능력은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밟는대로 옆 차를 추월한다. 테슬라 매니저가 동승한 탓에 과속을 못한 게 아쉽다. 계기판 최고 속도는 140마일(224km)이라고 쓰여 있다. 시승구간 최고 속도는 시속 65마일(104km) 수준이었다. 시속 100마일까진 수월해보이고 140마일도 가능할 법하다.
매니저의 허락을 받아 길이 200m 정도 골목길에서 제로백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제로백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을 말한다. 인적이 드문 시골길에서 정지상태에서 급가속을 시도했다. 2~3초 만에 시속 50마일(80km)까지 오른다. 테슬라 자체 테스트에선 3.2초만에 시속 60마일(96km)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그렇게 밟아도 소음은 여전히 '제로'에 가깝다.
◇ 태블릿 조작, 생각보다 편리
태블릿으로 자동차와 인포테인먼트를 콘트롤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다. 게다가 계기판과 태블릿의 연동은 재미 요소다.
태블릿에서 내비게이션을 작동하면 계기판이 확 바뀐다. 계기판 한 켠이 내비게이션으로 바뀌면서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준다. 태블릿엔 대형 지도가 시시각각 변화하며 교통상황을 알려준다.
태블릿 화면은 위아래로 분할해 활용할 수 있다. 에어컨 조작을 위에 두고 음악을 밑 화면에 둘 수도 있다. 5석의 좌석 시트에 대해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뒷좌석 왼쪽 혹은 오른쪽에만 히트 열선을 넣을 수도 있다.
차량 상태 및 차량 조절도 태블릿으로 한다. 주행 모드를 설정하면 스포츠, 스탠다드, 소프트를 선택할 수 있다. 차량의 높낮이도 태블릿으로 조절할 수 있다. 스포츠모드에 차량을 낮게 설정하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달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요철이 심한 곳에선 차량 높이를 높이고 소프트 모드로 조작하면 된다.
눈에 띄는 기능 중 하나는 히트 와이퍼다. 와이퍼에 열선을 넣어 두는 간단한 아이디어다. 겨울철 창문이 얼었을 때 열선 와이퍼를 활용하면 창문을 쉽게 닦을 수 있다. 이 역시 태블릿을 통해 조작한다.
◇유지비 제로…차 산업에 혁신 가져올 것
테슬라가 혁신적인 것은 차량 성능뿐이 아니다. 자동차 산업 전체에 혁신을 가져올 태세다.
모델S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60KWh, 85kWh, 85kWh퍼포먼스 모델 등으로 나뉜다. 85kWh 모델은 오레곤주에선 8만5000달러에 팔린다. 리스나 렌트를 이용하면 조건에 따라 달라지지만 900달러선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8만5000달러의 차값은 비싸보인다. 하지만 유지비를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85kWh 모델은 배터리 풀 충전으로 265마일을 달릴 수 있다. 킬로미터로 환산하면 424km 수준이다. 이 정도면 출퇴근은 물론이고 중장거리 여행도 문제없다. 풀충전에 드는 전기료는 약 8달러 정도다. 집에서 충전하면 약 8시간이 걸린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가 본사다.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미국 서부와 동부, 캐나다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중국과 일본 등에 도전장을 냈다.
테슬라는 진출 지역에 슈퍼차저란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슈퍼차저는 완전 충전에 30분정도면 된다. 충전소 사용료는 평생 '0'원이다. 테슬라 운전자라면 언제나 와서 공짜로 충전해도 된다. 슈퍼차저에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테슬라에 기본 탑재돼 있는 태블릿의 통신이용료도 테슬라가 모두 부담한다. 평생 공짜다.
테슬라에 없는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엔진 룸'이다. 테슬라 앞 본네트를 열어도 트렁크, 뒤를 열어도 트렁크다. 앞 트렁크 옆에 워셔액을 넣는 곳만 하나 표시돼 있다. 아예 정비가 필요없는 차를 표방했다.
뒷 트렁크 하단 부분에 모터와 컨버터가 들어있다. 차체 밑바닥은 모두 배터리다. 엔진오일 갈 일도 없고 브레이크 오일 교체도 필요없다. 엔진이 없으니 엔진 냉각수를 보충할 일도 없다. 그냥 시동걸고 달리면 된다. 워셔액만 시시때때로 넣어주면 된다.
테슬라는 8년간 무한 책임을 내걸었다. 모터 및 배터리 셀에 대한 품질보증 기간은 8년, 보상범위는 무제한이다. 마일리지가 아무리 길어도 무조건 무상으로 교체해줄 예정이다. 심지어 차량 주인의 과실로 배터리가 과열됐다고 하더라도 보상해줄 방침이다.
테슬라가 많이 확산되면 자동차 정비 산업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주유소 및 충전 시장도 달라진다. 테슬라가 무서운 이유 중 하나다. 테슬라 매니저는 "독일차가 제일 빠르다는 얘기는 이제 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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