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벤츠 CLS 63 AMG S 4매틱 '성능도 연비도 슈퍼카급'
도심연비 3.5km/l·고속연비 6km/l…폭발적인 가속력은 으뜸
- 류종은 기자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는 CLS 63 AMG 모델로는 부족했는지 좀 더 특별한(Special) 모델까지 내놓았다. CLS 63 AMG S 4매틱은 최고시속 300km까지 달릴 수 있으며 4륜구동 시스템으로 슈퍼카 못지 않은 주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연비마저 슈퍼카 못지 않아서 일상 생활에는 어울리지 않은 차량이다.
지난 10일 CLS 63 AMG S 4매틱을 타고 서울 도심,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등 총 200km 가량을 시승했다. 슈퍼카에 버금가는 고성능 차량인 점을 감안해 주행성능에 중점을 두고 시승을 진행했다. 다만 일상생활에서의 실용성도 알아보기 위해 도심에서는 일상적인 주행을 실시했다.
CLS클래스는 2004년 메르세데스-벤츠가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 '4도어 쿠페'라는 새로운 차종으로 내놓은 차량이다. 본래 쿠페란 문이 2개이고 지붕이 뒤로 갈수록 날렵하게 떨어져 역동적인 주행에 적합한 차를 뜻한다. 하지만 벤츠는 쿠페의 선을 적용해 날렵하면서 4개의 문으로 실용성까지 갖춘 차량을 개발한 것이다. 이후 경쟁사인 BMW는 6시리즈를 대형 4도어 쿠페로 만들었고, 아우디는 A7이라는 대형 4도어 쿠페를 내놓으며 CLS클래스에 도전장을 냈다.
2세대 CLS클래스는 2010년 10월 파리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1세대 모델이 유선형으로 우아한 느낌이 강해 여성적인 차량이었다면 2세대 모델은 직선을 적절히 활용해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럼에도 지붕에서 틀렁크로 이어지는 날렵한 선은 여전하다. 언제든지 앞으로 달려갈 듯한 쿠페의 느낌은 오히려 강해졌다. 엔진도 가솔린, 디젤, AMG 고성능 등 여러종류를 구비해 실용성도 강해졌다.
CLS클래스는 준대형 세단인 E클래스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크기만 보면 E클래스보다는 크고 대형 세단인 S클래스보다는 작다. 실내크기도 E클래스보다 조금 크다. 뒷좌석의 경우 쿠페형 지붕 때문에 머리 윗 공간(헤드룸)이 충분하지는 않다. 쇼퍼드리븐차량(운전기사를 두고 차주는 뒷좌석에 앉는 차)이 아니라 오너드라이브차량(차주가 직접 운전을 하는 차)이라는 정체성을 말해주는 구성이다.
CLS 63 AMG S 4매틱의 전면부는 고성능 스포츠카 'SLS AMG'를 연상시킨다. 벌집모양의 라디에이터그릴에는 삼각별 모양의 메르세데스-벤츠 엠블럼과 가로줄이 자리잡고 있다. 보닛에는 운동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네줄의 캐릭터 라인이 잡혀있다. LED 주간주행등(DRL)과 헤드램프는 당당한 인상을 완성했다. 옆모습은 전형적인 쿠페다. 긴후드와 트렁크까지 날렵하게 떨어지는 지붕은 당장이라도 달려갈 것 같다. 뒷모습은 붉은색이 돋보이는 커다란 후미등이 강렬한 느낌을 준다.
창문 틀이 없는 문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실내로 들어서면 E클래스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베이지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실내는 폭발적인 성능을 가진 차량치고 지나치게 차분한 느낌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아늑한 느낌까지 든다. D자형으로 생긴 AMG 스티어링휠(핸들)은 알켄타라와 나바가죽으로 마감돼 파지감과 디자인을 동시에 잡았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은 전형적인 벤츠의 형식이다. LCD화면, 공조기, 조작버튼 등으로 이어진다.
기어박스에는 AMG 전용 변속기가 장착됐다. 컴퓨터 마우스처럼 생겨 한손에 쏙 들어온다. 옆에는 주행모드를 바꿀 수 있는 버튼과 전자장비 버튼, 서스펜션 조정 버튼, AMG 버튼 등이 있다. 뒷좌석은 생각했던 것보다 좁았다. 특히 낮은 지붕은 앉은 키가 큰 사람들에게 불편하다. 실제로 앉은키가 90cm 이상인 사람이 앉으면 천장에 머리가 닿았다. 다만 중앙에 수납함을 장착하는 등 1세대 모델보다는 개선된 모습이다.
CLS 63 AMG S 4매틱은 V8 5461cc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81.5kg.m 등의 힘을 낸다. 최고속도는 300km에 달한다. 변속기는 7단 AMG 멀티클러치를 적용해 슈퍼카 수준의 빠른 변속이 가능하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6초, 시속 200km까지는 10초만에 주파한다. 공인연비는 복합기준으로 7.3km/l다.
시동을 걸면 AMG 특유의 커다란 배기음이 들려온다. 우우웅하는 소리가 잠자고 있는 질주본능을 깨운다. 브레이크를 밟고서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보면 엔진음과 배기음이 크게 들린다. AMG버튼을 누르면 좀 더 크고 웅장한 소리가 들린다. 슈퍼카들이 내는 고막을 찢을 듯한 소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우선 컴포트 모드로 도심 주행을 실시했다. 일반 CLS클래스와 동일한 느낌으로 말하지 않으면 AMG라는 것을 알 수 없을 정도다. 저속에서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중속에서는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배기량이 크다보니 연비는 도심에서 천천히 달렸음에도 3.5km/l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고속주행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를 달려봤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스포츠카 못지 않은 주행성능을 뽐냈다. 밟으면 밟는데로 나간다는 느낌이다. 시속 160km까지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4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을 갖춰 고속으로 회전을 할 때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좀 더 강력한 주행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AMG 버튼을 누르면 또 다른 차량으로 변한다. 서스펜션이 더 단단해지고, 엔진은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속 250km의 속도에서도 전혀 답답하지 않아 슈퍼카를 연상시켰다. 고속 주행을 마치고 얻은 연비는 6km/l였다.
CLS 63 AMG S 4매틱은 어떤 도로를 달리더라도 만족스러운 주행감각을 제공했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는 수억원대의 슈퍼카 못지 않았다. 하지만 연비도 슈퍼카 못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이 차량의 시판 가격은 서울 소형 아파트 전세값에 맞먹는 1억69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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