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달리는 '짐승돌', 뉴코란도C 타보니…

각도 60도 진흙언덕길 '거뜬'…실내소음 '조용'·가속능력 '우수'

쌍용차 뉴코란도C 태백레이싱파크 서킷 주행 모습(사진제공=쌍용자동차)© News1

최근 쌍용자동차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코란도 패밀리'의 대표모델 '코란도C'가 페이스리프트를 마치고 '뉴코란도C'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화하면서 도심형 SUV에 걸맞는 외관을 갖게 됐지만 쌍용차 특유의 정통 SUV 본질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라는 의미를 지닌 코란도는 쌍용차의 대표 모델이자 국산 SUV의 '살이있는 역사'다. 지난 1969년 미국 KAISE이 지프 'CJ-5'를 라이센스 생산하며 시작된 코란도는 1995년 2세대, 2011년 3세대를 거치면서 국산 SUV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3세대 코란도C는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침체를 면치 못하던 회사를 살려놓은 '역전의 용사'같은 존재다. 코란도C는 올해 8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3만5742대 팔리며 쌍용차 전체 판매의 38.2%를 차지하고 있는 볼륨 모델이다. 이와 같은 판매호조는 실적에도 영향을 줘, 쌍용차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6억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쌍용차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코란도는 페이스리프트를 마치고 지난달 뉴코란도C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앞모습을 날렵하고 세련되게 바꾸면서 편의사양과 마감재까지 신경쓴 모습이었다. 덕분에 쌍용차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진동과 소음을 해결했다. 더불어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오프로드와 산길, 언덕길 등에서 강점을 보이며 '정통SUV'임을 강조했다.

지난 7일 뉴코란도C의 사륜구동(AWD) 모델을 타고 강원도 태백레이싱파크 서킷과 오프로드 코스, 오투리조트에서 하이원리조트까지 왕복 50km 등을 각각 시승해봤다. 시승 결과, 뉴코란도C는 얼굴은 곱상하지만 몸매는 근육질인 '짐승돌(근육질 아이돌)'을 연상시켰다. 진흙탕길, 언덕길, 구불구불한 산길 등 거친 도로에서도 강한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뉴코란도C의 첫인상은 '세련됨'으로 다가왔다. 헤드라이트를 좀 더 작게 다듬고, 벌집 모양의 라디에이터그릴 크기를 옆으로 늘렸다. 또 앞 범퍼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던 벌집모양의 흡기 그릴도 크게 만들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있고 단단한 느낌을 만들었다.

뉴코란도C의 옆 모습은 기존 코란도C와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전고가 1715mm로 전 모델보다 40mm 가량 높아졌다. 뒷모습도 후미등이 새로운 형태를 적용했을 뿐, 큰 변화는 없었다.

쌍용차 뉴코란도C 태백레이싱파크 서킷 주행 모습© News1 류종은 기자

실제 뉴코란도C의 뒷좌석은 경쟁모델보다 훨씬 넓은 모습이었다. 성인 남성 3명이 타도 충분한 크기에 각도조절까지 가능했다. 또 트렁크 공간은 793리터로 동급 최대 크기를 자랑했다. 트렁크는 텐트, 아이스박스, 테이블, 의자 등을 충분히 싣고 캠핑을 떠날 수 있을만한 크기였다.

뉴코란도C는 탑승과 하차가 불편한 여성들을 고려해 '사이드스텝(발판)'이 장착돼있었다. 사이드 스텝은 좌석 위치가 높은 대형 SUV에 주로 장착된다. 뉴코란도C에 장착된 사이드 스텝은 보조석과 뒷좌석 탑승시에는 유용했지만 운전석에 오르내릴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만 뒷좌석에 아이들을 태운다면, 혼자서 오르내릴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내 공간은 전모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다듬은 느낌이었다. 센터페시아(조작부분) 중앙에 위치한 LCD 모니터를 중심으로 환풍구, 공조장치 조작부분 등이 균형을 잘 맞춰 위치하고 있었다. 특히 공조장치 조작부분 밑부분과 기어박스에 수납공간을 마련해 휴대폰, 자동차열쇠, 지갑 등을 보관할 수 있었다.

코란도C는 2.0리터 디젤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하고 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다. 또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해 눈길, 빗길, 언덕길 등 다양한 도로상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태백레이싱파크의 서킷을 달려보기 위해 차량의 시동을 켰다. 디젤 엔진임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이 크지 않았다. 쌍용차측은 실내 소음을 잡기 위해 마감재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저속과 대기 상태에서도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소음은 디젤 승용차 수준이었다.

태백레이싱파크의 서킷은 총 2.5km의 길이로 두 번의 큰 곡선 구간과 네 번의 작은 곡선, 900m의 직선 구간 등으로 이뤄졌다. 첫번째 180도 반경의 곡선구간에서 시속 60km 속도로 코너를 도는데 큰 쏠림 없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직선과 곡선이 오가는 코스를 돌면서 전체적인 균형이 잘 잡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쌍용차 뉴코란도C 오프로드 주행 모습(사진제공=쌍용자동차)© News1

오프로드 코스에서 만난 뉴코란도C는 전혀 새로운 모습이었다. 비가 내려서 진흙탕길로 변한 비포장 코스에서 사륜구동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경사각도가 60도에 이르는 높이 5미터 가량의 언덕길을 무리없이 올라갔다. 또 경사진 곡선구간을 주행할 때는 앞·뒷바퀴가 차량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면서 치고나가는 느낌이 전해졌다. 'SUV 명가' 쌍용차의 대표모델다웠다.

인위적인 공간이 아닌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을 알아보기 위해 강원도 오투리조트에서 하이원리조트까지 왕복 50km 코스도 달려봤다.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내려갈 때 좌우로 쏠림현상이 심하지 않아 서스펜션의 강성이 적당히 단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시속 60~70km 속도로 주행할 때는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도 거의 없었다. 성인 남성이 5명이나 탔지만 산길을 올라갈 때도 힘이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36.7kg.m의 토크가 일상 주행에서 고스란히 발휘됐다.

뉴코란도C는 쌍용차에서 도심형 SUV로 개발한 차량이다. 하지만 오프로드, 서킷 등 특별한 도로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SUV였다. 특히 외관까지 세련되게 변하면서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다. 다만 복합연비 기준으로 11.6km/ㅣ(자동변속기)라는 효율성이 조금 아쉽다면 17.2km/l라는 동급 유일의 1등급 연비를 자랑하는 수동변속기 모델을 선택해보는 것도 좋겠다.

뉴코란도C의 트림별 판매가격은 △2.0 디젤 2WD 2071만~2872만원 △2.0 디젤 AWD 2251만~3052만원 등이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