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르노삼성, '터보' 성능놓고 '설전'

기아차 "더 뉴 K5가 진짜 터보" vs 르노삼성차 "SM5 TCE는 일상생활 적합"

기아차 더 뉴 K5(좌)와 르노삼성차 SM5 TCE(우)© News1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각각 자사의 '터보' 모델이 뛰어나다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슈의 중심에 선 차량은 기아차 '더 뉴 K5 터보'와 르노삼성차 'SM5 TCE'다.

더 뉴 K5 터보는 2.0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71마력의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가격은 2795만~299만원이다. SM5 TCE는 국내 최초로 중형차에 1.6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한 다운사이징 모델이다. SM5 TCE는 복합연비 13.0km/l의 연료효율성을 갖췄고 2710만원에 판매된다.

양사가 별안간 '터보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은 기아차가 20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된 '더 뉴 K5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르노삼성차의 'SM5 TCE'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서 정선교 기아차 국내 상품팀장은 "터보 차종을 찾는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고성능에 대한 니즈가 있는 층이고, 다운사이징을 위해 터보를 선택한 SM5 TCE와 고성능을 추구하는 K5 터보와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며 "성능의 월등한 차이를 감안할 때 SM5 터보모델의 가격은 높게 책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 팀장은 이어 "기아차도 1.6 터보 엔진을 보유하고 있다"며 "1.6 터보는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K3 쿱에 장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 마케팅실장은 "더 뉴 K5가 현대차 '쏘나타'와 간섭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르노삼성차 'SM5' 등 경쟁사 중형차들의 판매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 관계자들이 공식석상에서 경쟁사를 깍아내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상대로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더욱 드문 일이다.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더 뉴 K5의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SM5를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의 중심이 된 '터보엔진'이란 엔진의 배기량을 늘리지 않고도 출력을 높일 수 있는 부품을 장착한 엔진을 말한다. 터보 장치는 엔진 내부의 공기밀도를 높여 더 많은 연료를 투입해 출력을 증가시킨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측은 "제품에 대한 평가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고객들의 몫"이라며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경쟁사의 제품을 판단하는 것은 고객들을 자기 기준에 맞추는 오만한 행위"라고 격노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SM5 TCE는 작은 엔진 배기량에 높은 출력, 우수한 연비를 갖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다운사이징 중형 모델이다. 이들은 동일 배기량에서 단순 고성능을 내세운 더 뉴 K5 터보와는 개발 콘셉트 자체가 다른 제품이라고 했다.

SM5 TCE는 1.6 터보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5kg.m, 복합연비 13.0km/l 등의 주행성능을 갖췄다. 더 뉴 K5는 2.0 터보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71마력, 최대토크 37.2kg.m, 복합연비 10.3km/l 등의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단순 비교를 하더라도 SM5 TCE는 다운사이징을 통해 연료효율성을 높인 차량이고, 더 뉴 K5 터보는 엔진 출력을 높여 가속력을 높인 고성능 차량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콘셉트 자체가 다른 차량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면서 경쟁사의 제품을 공식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상도덕에 어긋난 것"이라며 "겸손을 보여야 할 기업이 지나치게 경솔했다"고 밝혔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