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렉서스ES300, 연비 '굿' 그런데…

EV모드로 시속 40km까지 주행 가능…실제 고속주행 연비 17km/l

렉서스 ES300h(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News1

한때 '강남쏘나타'로 불렸던 렉서스 ES 시리즈는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는 높은 연비와 조용한 실내, 넓은 뒷좌석, 어렵지 않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으로 럭셔리 패밀리 세단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승차감을 좋게 하기 위해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세팅한 탓에 커브길이나 차선변경시 뒷좌석이 '출렁'거리는 게 흠이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할 때 엔진뿐만 아니라 서스펜션도 단단해지는 '가변형 서스펜션'의 도입이 필요해 보였다.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를 다녀오는 총 550km의 코스를 렉서스 ES300h Executive와 함께 했다. ES300h 모델은 지난해 9월 국내 선보인 6세대 ES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ES시리즈는 렉서스 브랜드에서 RX시리즈와 함께 가장 많이 팔렸던 모델이기도 하다.

특히 ES300h는 '고유가' 시대에 맞춰 개발된 하이브리드 차량이지만, 가격은 가솔린모델보다 100만원 저렴하다. 덕분에 ES300h는 출시후 4개월간 943대가 팔렸다. 지난해 12월에는 260대가 판매돼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3번째로 많이 판매된 차량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ES300h의 외관은 가솔린 모델인 ES350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HYBRID(하이브리드)'라는 파란 글자가 로고로 박혀있어 이 차량이 하이브리드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앞모습은 기존 ES시리즈가 추구해온 '절재된 미'를 잘 표현했다. 렉서스가 '스핀들그릴'을 적용하면서 대부분 차량이 강한 '얼굴'을 갖게 돼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있다. 하지만 ES300h는 스핀들그릴의 강한 선을 최대한 절재시켜 부담스럽지 않은 '잘생긴 얼굴'을 보여줬다. 헤드램프는 LED 주간등을 삽입해 언제나 번뜩이는 눈매를 연출했다.

ES300h의 옆 라인은 패밀리세단 답게 단정한 모습이다. 쿠페 형식의 낮은 루프(지붕)도 아니고 에어로다이나믹을 강조한 역동적인 모습도 아니다. 차분하지만 고급스럽다.

제6세대 ES시리즈는 이전 세대보다 차체 길이가 25㎜ 늘어나고 휠베이스가 45㎜ 커졌다. 이에 따라 오버행(바퀴와 차량 끝단 사이 거리) 길이가 짧아지면서 실내공간은 넓어졌다. 구체적으로 뒷좌석 헤드룸이 18㎜, 니어룸이 71㎜, 레그룸이 104㎜ 각각 늘어났다. 트렁크 용량은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때문에 가솔린 모델(430리터)보다 작은 343리터였다. 수치상으로는 작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가족 여행용 짐들을 충분히 실을만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렉서스 ES300h 실내(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News1

차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가니 베이지색 가죽시트와 대나무 우드 트림이 눈에 들어왔다. 이전 세대 모델이 지나치게 화려함을 강조해 '싼티'가 났다면 이번 세대 ES시리즈는 절제의 '미'가 엿보였다.

전체적으로 직선이 강조된 센터페시아는 조작부분과 LCD창이 나눠져 있다. 고급스러움과 날카로움이 적절이 조화된 모습이다. 센터콘솔부분은 기어봉과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을 조작하는 리모트 터키 컨트롤러가 위치하고 있고, 조작버튼이 쓸데없이 많지 않아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다.

업그레이드된 2세대 리모트 터치는 8인치 LCD창을 통해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마우스처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BMW의 i드라이브, 아우디의 MMI 등과 차별화를 둔 렉서스만의 조작 시스템인 리모트 터치는 운전자세를 유지하면서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작은 진동조차 없어서 두번이나 시동을 걸어봤다. 렉서스가 추구하는 '정숙성'의 정도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만나면서 더욱 조용해진 것이다.

ES300h는 2.5리터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새로워진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는 이미 캠리 하이브리드를 통해 성능이 입증된 조합이다. 2.5리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구동장치는 총 203마력의 힘을 나타냈다. 일상주행에는 부족함 없는 주행성능이다. 또한 에코, 노말, 스포츠 등의 3가지 모드로 선택할 수 있는 주행모드는 각각의 도로 사정에 맞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시승내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역시 '연비'였다. ES300h의 공인연비는 도심에서 16.1km/l, 고속주행시 16.7km/l이고 복합 공인연비로는 16.4km/l다. 정속주행과 EV모드를 활용해 효율성 높은 주행을 한 결과 시내에서도 16.3km/l라는 높은 연비를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개선된 EV모드는 시속 40km까지 주행할 수 있어 주차장, 골목길, 정체되는 길 등에서 기름 한방울 쓰지 않고 주행할 수도 있었다. 고속도로에서는 17km/l가 넘는 연비도 구현했다. 실제로 한 번 주유로 서울과 강원도 정선을 다녀오고도 200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고 표시됐다.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남녀 할 것없이 국내 운전자들은 대부분이 좋아할만한 승차감이다. 다만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도 엔진과 핸들만 변할 뿐 서스펜션에는 변화가 없었다. 고속 주행 중 커브길을 만나거나 차선 변경을 할 때는 출렁이는 서스펜션 때문에 쏠림현상이 많이 나타났다. 가족들을 뒷좌석에 태우고는 시속 120km 이상 주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ES300h는 △Supreme(표준형) 5530만원 △Executive(고급형)이 6130만원 등이다.

rje312@news1.kr